하늘은 나더러
하늘의 뜻을 생각하며 살라 하고
땅은 나더러
눈은 하늘을 향하되 발은 굳건히 땅을 디디라 이르네
산은 나더러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곳 없다 하고
들은 나더러
드넓은 세상 마음껏 달려가라 이르네
강은 나더러
흐르는 강물처럼 순리대로 살라 하고
바다는 나더러
대해와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품으라 이르네
폭포는 나더러
떨어질 것 두려워 말라 하고
호수는 나더러
평정심을 잃지 말라 이르네
해는 나더러
한 점 부끄럼 없는 빛으로 살라 하고
달은 나더러
어둠을 밝히는 은은한 등불 되라 이르네
별은 나더러
열심을 내기 전에 방향부터 바로 잡으라 하고
길은 나더러
한번 내디딘 발걸음 끝까지 걸어가라 이르네
구름은 나더러
머금은 비를 보고 준비하는 자 되라 하고
비는 나더러
마음속 세상 때 말끔히 씻어 내라 이르네
바람은 나더러
그 또한 지나갔으니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고
무지개는 나더러
고난 끝 영광을 바라보라 이르네
안개는 나더러
모든 것 다 드러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 하고
눈(雪)은 나더러
때로는 드러난 허물도 포근히 덮어주라 이르네
꽃은 나더러
아름답고 향기롭게 살아가라 하고
나무는 나더러
풍성한 열매 맺는 삶을 살라 이르네
이렇듯 세상은 스승으로 넘쳐나나니
배움의 길에는 가히 끝이 없도다
※ 표제사진
30여 년 전 이른 아침, 주왕산 가는 길에서 만난 물안개 자욱한 호수를 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