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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우물 Oct 10. 2024

위기를 기회로 바꾼 신하

기지와 재치

루이 14세의 시를 비평한 신하
      

태양왕 루이 14세가 연가(戀歌)를 한 수 지었는데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때 마침, 대신 한 사람이 왕을 알현하러 들어왔다.

왕은 그에게 시를 보여주며 비평을 요구했다.     


그러자 눈치 없는 신하는 그 시를 누가 지었는지도 모르고 생각나는 대로 말했다.

여태껏 저는 이런 졸작의 시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자 왕이 말했다.

“그러면 그 시를 지은 자는 천하에 으뜸가는 멍텅구리임에 틀림없겠군.”     


신하가 말했다.

"그렇습니다만..... 그런데이 시를 누가 지었는지요?"    


왕이 말했다.

"내가 지었다, 왜?"     


순간, 신하는 사색이 되어 말했다.

폐하그 시를 다시 한번 보여주시옵소서아까는 너무 급히 읽어서 제대로 음미해보지 못했나이다.“     


왕이 말했다.

”됐네, 이 사람아.“



신하를 내보내고 난 왕은 비록 자신이 생각해도 별로인 작품이긴 하지만 막상 아랫사람으로부터 그런 혹평을 듣고 나니 기분이 영 안 좋았다.   

그러고 있던 차, 이번에는 다른 대신이 들어오길래  다시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왕을 알현하러 들어오자마자 왕으로부터 정체불명의 시에 대한 비평을 요구받은 신하는 마음을 가다듬고 재빨리 상황파악에 들어갔다. 그리고 말했다.


“폐하, 이 시는 폐하께서 지은 것 아닙니까?”      

“그래, 맞다.”   


그러자 그는 감탄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과연폐하에게는 불가능이란 없나 봅니다마음만 먹으면 훌륭한 시는 말할 것 없고이런 졸렬한 시도 지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자신이 섬기는 사람에게 있는 사실 그대로 직언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상대가 절대권력을 소유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럴 때, 상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있는 사실을 이실직고할 수 있는 재치를 이 재미난 에피소드를 통해 한 수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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