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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nie May 31. 2024

높은 자존감은 일상의 성실함으로부터 나온다

<남은 인생 10년>을 읽고: 생산적인 하루를 보내는 법

대학 졸업 이후 나는 고등학교 때 수능 끝난 이후 처음으로 백수가 되었다.


취업 준비와 미국 로스쿨 시험 공부를 병행하면서도, 넘쳐나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했고 진로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그러면서 정말 오랜만에 우울이라는 감정을 느꼈고, 나도 모르게 내 자신을 주변인들과 비교하면서 자존감이 낮아졌다. 하루를 의미 없이 보낸 날이면 자괴감이 들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새벽 5시까지 잡생각에 잠을 제대로 못자고, 조급하고 초조한 감정이 들어 심장이 쿵쾅대는 날도 있었다.


도저히 이렇게 살면 안될 것 같았다. 나는 힘들 때 글을 쓰거나 책을 읽으면서 위안을 얻는데, 그때 마침 일본 소설 <남은 인생 10년>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주인공이 불치병에 걸려 시한부 판정을 받고 앞으로 살 날이 10년 남아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책 속 이런 구절이 있다.


"불안감을 떨쳐내려면 집중할 만한 일에 매달리는 방법밖에 없다."

내가 집중할 만한 일이 뭔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 건 뭘까. 나에게 집중할 만한 일은 내 하루하루를 기록하는 것, 글을 쓰는 것, 그리고 독서하는 것이었다. 집중해서 글을 쓰거나 독서하는 것은 삶이 팍팍할 때 내게 위안을 주었다.


또 이런 구절이 있었다.


"삶은 대부분 실수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거기에는 뭔가가 있고, 수령에 빠진 것 같은 순간에도 빛 하나쯤은 존재하고, 불행 속에도 가끔 행복이 찾아온다."


지금 경험하는 것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하루하루 내게 주어진 시간을 최선을 다해 보낸다면 빛을 발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동시에 나는 결과가 아닌 그 과정 속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요즘은 오전에 일어나서 루틴처럼 집 앞 카페를 간다. 거기서 1-2시간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한다. 돌아와서 점심을 차려먹고, 오후에는 산책하고 운동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밀린 독서와 공부를 하기도 가끔 운동도 한다. 밤이 되어서는 정해진 시간에 침대에 눕는다. 그리고 오전 9시 즈음 일어나서 루틴을 반복한다. 할 일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일상은 나에게 안정감을 준다. 매일 매일 해야 할 일을 해내가는 반복되는 일상의 성실함은 내게 자신감을 준다.


높은 자존감은 일상의 성실함으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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