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한달살이를 다녀와 아이에게 묻다.
우리가 사이판에 다녀온 지 어느덧 6개월이 훌쩍 지났다. 사이판 여행을 준비하면서 자주 방문했던 카페글들을 종종 보면 얼리버드로 겨울방학 사이판 한달살이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참 많다. 얼리버드로 한달살이를 준비하면 우선 이런 것들이 좋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항공권을 좀 더 저렴하게 그리고 기간을 유연성 있게 구매할 수 있다.
숙소도 여유가 있으니 원하는 타입으로 할인가로 예약이 가능하다.
학교 정보를 충분히 찾아본 뒤 선택할 수 있다.
사실 항공권과 숙소만 예약을 하면 학교는 보통 자리가 있어 천천히 해도 될 것 같다.
아이는 요즘도 일상생활에서 사이판 이야기를 할 때가 많다. 올여름에는 특히 워터파크나 물놀이를 자주가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사이판에서 매일매일 가던 비치가 너무 그립다는 것이다. 그리고 라면 하나를 먹을 때도 사이판에서 수영 후 먹었던 라면맛을 잊을 수가 없다고 한다.
라떼는 말이야....
마치 이렇게 아이가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예전 직장에서 상사 중 한 분이 항상 하시던 멘트가 있었다. "When I was in...."이라고 운을 띄우면 다들 속으로 '아.. 또 저 말씀하시네..'라고 생각했다.
우리 꼬맹이는 어릴 때 외국에서 태어나 젖먹이일 때 해외여행을 자주 했지만 기억에는 없다. 그러니 사이판에서의 한 달이 평생 큰 임팩트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엄마라면 누구나 해외한달살이와 영어교육을 실과 바늘처럼 생각할 것이다. 한 달 만에 유창한 영어를 기대하는 건 너무 큰 욕심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외국어는 아는 만큼 들린다. 해외살이 한 달에 영어임팩트도 있으면 좋으련만.... 엄마의 욕심과 아이의 속도는 어쩌면 반비례할 수도 있다.
그래도 아이는 사이판에서 처음 마주한 영어수업시간 하루 5시간을 잘 보내주었다. 본인이 잘 모르는 부분이 있을 때 궁금해하고 더 잘해보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카페나 식당에 가면 한마디라도 본인이 직접 주문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일상생활에서 간단한 단어들은 영어로 숙지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첫 술에 배 부르랴.
사이판 한달살이를 다녀온 뒤 이런 말이 생각났다. 맞벌이 부모 때문에 방학 때도 매일 9시 등교를 해야 했던 아이가 모처럼 큰 휴가를 받았다. 그리고 엄마 아빠와 온전히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이판에 다녀오고 나니 다음번에는 좀 더 큰 곳에 가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는 아이. 아이에게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조금은 심어주었다.
여담으로 나는 외국어를 전공했다. 문학, 언어학 그리고 독해 등 책상공부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회화시간에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말이 없는 아이. 그러다 유학을 가게 되었고 3개월쯤 되니 <뱉을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이 생긴 경험이 있다. 나의 경험을 믿고 아이와 다시 한번 준비를 한 뒤 또 다른 해외한달살이를 준비해보려고 한다.
해외 한달살이 득과 실
굳이 득을 따져보자면 아이의 해외경험, 사이판이란 곳을 알게 된 것. 단기 여행을 가서는 알 수 없는 여행지의 골목길과 현지인들의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디지털 노마드로 해외를 다니며 일과 삶 모두 잡는 사람들이 참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이와 충분한 휴식시간. 그리고 아이가 말하지 않았지만 영어의 필요성을 스스로 조금이라도 알게 되었다면 그것이 바로 '득'이라고 생각한다.
실? '한달살이에 뭐 배우는 것 있겠냐... 돈 아깝다.'라고 하시는 분들도 주변에 계셨다. 안 다녀온 분이 하시는 말씀. 한번 나가면 두 번 세 번 아이에게 경험시켜주고 싶지 않을까 싶다.
사이판은 다녀오면 또 생각날정도로 아이와 생활하기에 편하고 자연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우리 또 사이판 갈까?
아이의 대답은 당연히
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