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시선

한국 · 나의 첫 번째 근원, 엄마

by Mansongyee



엄마를 보고 있다.
자는 모습을 보고 있고,
깨어 있는 모습을 보고 있고,
밥을 먹는 모습을 보고 있고,
차를 마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


그리고
나를 보고 있는 엄마를 보고 있다.

나는 지금
한 사람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뮤지엄에 걸린 예술품처럼.

이렇게 오래
한 작품 앞에 서 있었던 적이 있었던가.


아마 없었을 것이다.
여태껏 본 어느 작품보다
더 오래 머물게 한다.

의연한 얼굴에는
평생을 버텨 온 시간이 담겨 있고,


잘 걷지 못하는 다리에는
가족을 향해 쏟아낸 삶이 남아 있다.


군더더기 없는 말 없음은
모든 것을 지나온 사람이 비로소 도달하는
자유처럼 보인다.

트롯 영상을 보고 있을 때
잠시 반짝이는 눈빛은
예술이 끝까지 사람을

깨운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어린이 색칠 페이지를 채우며
고르는 색들 속에는
아직도 살아 있는 감각이 있다.

나는 그 앞에 서 있다.
설명할 수 없는 마음으로
조용히 고개를 낮춘다.


나의 첫 번째 근원

엄마라는
한 작품 앞에서.



나는 이제,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을
그대로 두는 법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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