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이라도 백을 줘 보았는가

by 사과이모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커피 한잔을 했다. 연애가 고민이라고 한다. 나이가 꽉 찬 어른 남자의 연애상담이라니... 그쪽은 내 전문이 아니라고 했으나 듣다 보니 상담 비슷하게 흐르는 분위기. 많은 연애에서 등장하는 남자는 바쁘고, 여자는 서운해하는 시점. 남자는 매우 바빠 보였고, 여자는 서운하기에 충분한 상황이었다. 남자는 미안하지만 일을 줄일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답답해하는 상황이었다.


나도 모르게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한 번이라도 상대에게 100을 줘 보았냐고' 늘 90만큼은 주면서 10만큼은 남겨놓지 않았냐고.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그 자리에 그 순간에 있었냐고. 머리로는 일하고 있지 않았냐고. 몸 있는 곳에 마음이 온전히 있었냐고. 그것은 내가 나에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나 역시 늘 영리한 고양이처럼 100을 다 내어주지 않고, 상대를 살피고 상황을 살피곤 했다. 사랑한다면서 때로 허술하고 편하게 대했고, 내 앞에 사람에게 온전히 나를 내어주지 못했다.

20대 시절, 만나는 연애 상대와 진정으로 사랑에 빠지는 친구가 있었다. 그녀는 사랑에 빠지면 모든 시간, 공간, 사랑을 아낌없이 상대에게 던졌다. 마치 오늘이 마지막이듯. 늘 재고 따지면서 사랑을 믿지 못했던(혹은 너무나 믿고 싶었던) 나는 그 친구가 신기했다.


'어떻게 매번 만나는 사람이랑 그렇게 찐 사랑이 가능해?'

라고 물어보니 그녀는 당연한 듯 말했다.


'나는 다 줘야 헤어질 수 있더라.'


결국 그녀와 헤어진 남자들은 몸살을 앓아가며 그녀에게 연락을 해댔다. 혼이 빠지게 자신을 사랑해준 여자를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그녀가 살짝 알려준 연애비법 중 하나는 상대의 장점만 보는 것. "그 오빠는 기타 연주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고, 저 오빠는 운동하는 게 멋있어. 그전에 오빠는 똑똑하고 지적인 게 너무 섹시해 보였어." 오빠들 여럿의 가슴을 울렸던 그녀는 결국 동갑내기 친구랑 결혼해서 무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 애니웨이 언제든 현재 진행형이었던 그녀. 언제든 상대의 최고의 모습만을 보고 온 사랑을 던지던 그녀. 그녀의 사랑은 늘 100이었다.


매 순간 백을 주는 사랑을 해보았는가?

한 번이라도 상대에게 나의 전 존재를 던져보았는가?

함께 하고 있는 내 앞의 상대에게 아낌없이 내 마음과 말과 눈빛과 손길을 전해보았는가?


비단 사랑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여기 내가 하고 있는 일에 100으로 온주의를 보내보았는가. 이 일이 맞나, 이 회사가 맞나, 의심하고 망설이고 재고 따지고 분별하고 그러느라 늘 100으로 존재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지금 여기에서 100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늘 어정쩡하게 그만큼의 경험을 할 뿐이다. 지금 하는 일에 '올인'해야 비로소 다음 문이 열린다. 그것이 관계든 일이든 사랑이든 간에 100을 경험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매 순간 나의 전 존재를 걸고 뛰어들 때, '나'가 사라지며 비로소 상대와 하나가 되고, 내가 하는 일과 하나가 된다. 그때,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사랑'이 꽃피고, '성공'의 문이 열리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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