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더 사랑하는지, 내가 더사랑하는지 견주기를 멈추고,있는 그대로 가득하게 채워주는 사랑.
더 깊이 사랑하고 추앙하고 싶은 날들.
살아있는 동안 더 많이,
더 넉넉하게 사랑하겠다는 다짐.
"나는 계속 질 것이다"라는 말이 내 가슴에서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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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인 중에 윤종신이 섹시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평소에는 말 많은 동네 아저씨 같은데 음악 이야기하며 눈빛이 바뀔 때, 윤종신이 섹시해 보일 수 있구나를 느꼈다. 글 쓰는 사람 중에는 신형철이 그러하다. 신형철은 내가 좋아하는 문학평론가이다. 그의 글은 굉장히 날카롭고 섬세한데 돌아서면 뭔가 아련하다. 소년스럽다가도 응큼하고 따뜻하다가 피식 웃게 한다. 다채롭다. 나에게 섹시함이란 그런 것이다.
그는 사랑할수록 문학과 더 많이 싸우게 된다고 말한다. 싸우고 나서 견디지 못하고 말하는 쪽은 늘 자신이라고, 그래야 다시 또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으니까. 더 사랑하는 쪽, 늘 지는 쪽에 서겠다는 그의 다짐. 이보다 더 사랑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그는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공동체를 향해 노를 젓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나도 지금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목적지를 정해놓고 가고 있지는 않다. 그저 이 여정에서 만나는 이들이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라고 느끼는 글이기를... 잠시 글이란 형태로 변장한 '사랑'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