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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과이모 Dec 25. 2021

엄마가 무서웠나 봐


이모, 내가 배가 아파서 막 토하고 그랬거든.

근데 엄마는 왜 그렇게 화를 내?

아픈 거보다 엄마 화내는 게 더 싫어!


그랬구나, 엄마가 화나서 놀랐겠구나..

엄마가 많이 무서웠나 봐..


엄마가 뭐가 무서워?


네가 많이 아플까 봐.. 너를 잃을까 봐..

그게 귀신도 안 무서워하는 엄마가

가장 무서워하는 거야..



어릴 적, 내가 아팠을 때 엄마가 화내는 게 싫었던 기억이 있다. 내가 아프니까 속상해서 그러겠지.. 어렴풋이는 알 것 같았지만 어린 나의 작은 그릇으로는 서운함이 더 크게 남아 있었.


뷔페를 갔다가 조카가 탈이 났을 때, 평소에는 차분하고 따뜻한 언니가 크게 화내는 모습을 보았다. 평소의 모습과는 다르게, 과도하게 화내는 모습.. 언니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 화내는 엄마의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아! 엄마도 무서웠구나... 20대에 세 아이를 낳고,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서울에 살면서 인터넷도 없고 물어볼 곳도 없이 막막한, 종종거리는 20대의 그녀가 그려졌다. 나이가 들면서 어떤 장면에서 엄마에 대한 서운한 과거의 장면이 일시에 사라지는 경험을 하곤 한다.


완아,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 무서웠는가 봐..

화가 난다는 건,

다른 말로 무언가 두렵고 무섭다는 뜻이야.

누군가 화를 내면

아.. 저 사람이 뭔가 무서운가 보다.. 생각하기로 하자.

그리고 완이가 화가 날 때도,

.. 내가 뭔가 무서운가 보네.. 하면서

내 화도 잘 다독여주고..

우리 그렇게 해보자 :)


그렇게 스스로를 안아주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품어주는 멋진 청년이 되기를... 사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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