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내가 아팠을 때 엄마가 화내는게 싫었던 기억이 있다. 내가 아프니까 속상해서 그러겠지.. 어렴풋이는 알 것 같았지만 어린 나의 작은 그릇으로는 서운함이 더 크게 남아 있었다.
뷔페를 갔다가 조카가 탈이 났을 때, 평소에는 차분하고 따뜻한 언니가 크게 화내는 모습을 보았다. 평소의 모습과는 다르게, 과도하게 화내는 모습.. 언니의 모습에서 어린시절 화내는 엄마의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아! 엄마도 무서웠구나... 20대에 세아이를 낳고,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서울에 살면서 인터넷도 없고 물어볼 곳도 없이 막막한, 종종거리는 20대의 그녀가 그려졌다. 나이가 들면서 어떤 장면에서 엄마에 대한 서운한 과거의 장면이 일시에 사라지는 경험을 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