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깊어가는 거리, 싸늘한 바람에 옷깃을 여민다. 날이 추워질수록 누군가에게 무언가 나누고 싶어 하는 시인의 마음이 내 안에 '사랑'을 두드린다.
상담을 오랜 시간 업으로 삼으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문득, '상담'이란 쌀쌀한 저녁, 따뜻한 카디건을 건네주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추운 겨울, 추위에 어쩔 줄 모르는 사람은 눈에 잘 띈다. 반면, 겨울로 넘어가기 전 마음에 스산한 바람이 부는 사람은 자신의 바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래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누군가와 나누지 못한 마음은 알 수 없는 무거움으로 깊어간다.
어떤 날은 웅크리고 있는 그의 곁에 가만히 앉아 있는다. 어떤 날은 가만히 들어주고 조용히 다독이며 사랑의 이불을 덮어준다. 어떤 날은 자신의 지금을 똑바로 응시할 수 있도록 주머니에 사랑을 숨겨놓고 서늘하게 말을 건넨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고 쌓인다. 그렇게 함께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