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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과이모 Dec 22. 2021

상담이란, 따뜻한 카디건을 건네주는 일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라는 문장에서 서성이게 된다.


겨울이 깊어가는 거리, 싸늘한 바람에 옷깃을 여민다. 날이 추워질수록 누군가에게 무언가 나누고 싶어 하는 시인의 마음이 내 안에 '사랑'을 두드린다.


상담을 오랜 시간 업으로 삼으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문득, '상담'이란 쌀쌀한 저녁, 따뜻한 카디건을 건네주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추운 겨울, 추위에 어쩔 줄 모르는 사람은 눈에 잘 띈다. 반면, 겨울로 넘어가기 전 마음에 스산한 바람이 부는 사람은 자신의 바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래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누군가와 나누지 못한 마음은 알 수 없는 무거움으로 깊어간다.


어떤 날은 웅크리고 있는 그의 곁에 가만히 앉아 있는다. 어떤 날은 가만히 들어주고 조용히 다독이며 사랑의 이불을 덮어준다. 어떤 날은 자신의 지금을 똑바로 응시할 수 있도록 주머니에 사랑을 숨겨놓고 서늘하게 말을 건넨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고 쌓인다. 그렇게 함께 흐른다.


사랑이라는 씨실과 날실로 짜인

따스한 카디건을 건네주고 싶은 차가운 날들,

당신의 마음에는 어떤 바람이 불고 있나요...

당신 안에 사랑은 어디쯤에서 서성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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