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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과이모 Jun 11. 2023

당신의 기대가 필요해


어떤 책을 읽는데 이런 문구가 눈에 띈다.

"사람에게 기대하지 않는다. 사람에게 기대지 않는다."


만일 신이 있다면, 보고 놀랄 문구로구나~ 나약한 인간이 서로 의지하고 도와가며 살라고, 인간이 언제 죽을지 모르게 설계해 놓은 신 입장에서는 깜짝 놀라실 수도 ㅎㅎ 기대하지 않고 기대지도 않으면서 살면야 좋겠지만 그게 인간인가 신이지.


기대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기대하며 산다. 기대하는 만큼 실망하고 좌절하며 산다. 내가 그렇게 앉기 편한 의자인가, 과하게 기대는 사람 때문에 부담스럽다가도 나 역시 엉덩이 들이밀고 철퍼덕 앉을 의자를 찾아 헤매고 있으니 남 흉볼 때가 아니다. 어떤 날은 온 세상을 안아주고 싶은 만큼 내 안에 큰 사랑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떤 날은 세상 못난 내 모습 하나 사랑해 주기가 힘들어서 어쩔 줄 모르는 작은 내가 있다.


세상에 한 명쯤은 내게 기대를 걸어주면 좋겠다. 그 한 명을 위해서라도 힘껏 잘 살고 싶어 졌으면 좋겠다. 내 앞에 주저앉아 물 한 모금 달라는 사람에게 기대어 쉴 수 있는 푹신한 의자가 되고 싶다. 부족하고 아쉬운 인간이기에 사람에게 기대하고 기대며 살고 싶다. 못생기고 철없는 내 모습도 그럭저럭 안아주면서.. 사람들 앞에서 잘 웃고 잘 울면서.. 신적으로 말고 인간적으로다가 살고 싶다.


기대하는 사람에겐 희망이 있고, 기대는 사람에겐 결국 사랑이 닿는다. 내가 살아온 세상은 그러하였고, 그러하고, 그러할 것이다. 이 알 수 없는 신비롭고 불안한 세상에서 인간답게 사는데 희망과 사랑, 그게 전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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