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과이모 Jun 21. 2023

사랑받고 싶다는 속삭임



서운하다는 마음이 들면 서글펐다. 내 마음 같지가 않네... 상대를 탓하는 마음에 힘들 때도 있었다. 무엇보다 나는 서운해하는 내가 못마땅했다. 그런 내가 어리석고 철없이 느껴졌다. 좀 어른스럽게, 쿨할 수는 없는 거니? 서운함, 이란 내 원함대로 해주지 않은 상대에 대한 감정이 아니라 혼자 기대하고 실망하는, 못난 나 자신을 미워하는 감정이었다.


서운하다는 건, 사랑받고 싶다는 내 안의 작은 속삭임이 아닐까. 실망한다는 건, 사랑받고 싶다는 간절한 외침이 아닐까. 절망한다는 건, 사랑받고 싶다는 깊은 절규가 아닐까. 결국 다 사랑이 문제고, 결국 다 사랑이 답을 쥐고 있다.


서운한 마음이 들 때면, 내가 사랑받고 싶구나.. 작고 여린 나를 따듯하게 안아주기로 한다. 내가 서운했구나..  서운할 수 있지.. 서운해도 괜찮아.. 내 마음을 토닥여주기로 한다. 사랑을 주고받고 싶구나, 더 깊이 나누고 연결하고 흐르고 싶구나, 그런 사랑이 내 안에 있구나... 사랑이 많은 나를, 기특해하기로 한다.


누군가로 인해 서운하고, 때로 누군가를 서운하게 하며 서운함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인생사.. 우리 모두 사랑받고 싶구나... 생각하면 세상 모든 존재가 애틋하게 다가온다.


서운한 마음을 알아차리며, 서운한 마음 그대로 잘 느끼며, 스르르 흘러가는 마음을 풍경처럼 바라본다. 마음이라는 굴곡 깊은 계곡 안을 조용히 들여다보니, 어린 시절 처음 본 맑고 깨끗한 시냇물이 사랑으로 흐르고 있다. 흐르고 있다. 서운함에서 사랑 쪽으로.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이 있는 곳으로 가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