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불편한 감정, 막막함

by 사과이모
프란체스카 M. 힐리 (5).png


가장 불편한 감정이 막막함이 아닌가 싶다.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슬프면 엉엉 울고, 답답하면 소리라도 지르면 되고.. 여러 감정들 나름대로 제 살 길을 찾아가는데 막막함이란 녀석을 데리고는 도무지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가까운 이가 힘들어하는데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을 때,

어떤 위로의 말도 찾을 수 없을 때,

때로 말은 어떠한 힘도 발휘하지 못한다.

그것이 나를 무력하게 했다.

그래서 아팠다.


섣불리 공감하기조차 조심스러울 때가 있다.

많이 힘들겠다.. 말하면서도 내뱉은 말을 도로 넣어버리고 싶은 순간.

그의 세상을, 그에게 절절한 그 감정을

다 아는 것처럼 말하는 것 같아서,

공감의 말조차 그를 쓸쓸하게 할 것 같아서..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야.

잊지 마.. 내가 언제나 여기 있어.

새벽 3시건 아침 댓바람이건 늦은 밤이건

울고 싶을 때, 넋두리하고 싶을 때,

언제든 나에게 전화해.


괜찮다가도 문득, 혼자 남겨진 것처럼 느껴질 때

아무 말 안 하고 수화기 너머에 있어줄게

아.. 혼자가 아니구나 작은 안도가 될 수 있게..


그냥 있어줄게. 기다려줄게.

아는 척하지 않고 섣불리 손 내밀지 않고 그저 배경처럼 은은하게 서 있을게


이 시간 잘 통과하고

네가 얼마나 더 넓어지고 깊어질지 그려보면서

나는 언제나 지금 여기에서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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