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내 이름 불리는 게 싫어졌다면 꼰대로 가는 시작의 문을 밀어젖힌 거다.'오늘도 무사히'라는 문장을 가슴에 품고 우리는 얼마나 눈에 띄지 않으려 하는가. 제가 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신입사원들이 가끔 부럽기도 하지만너도 좀 지나 봐라... 아직 내딛지도 않은 신입들의 사기 충만한 한걸음을 내 마음속으로 꺾는다.제가 안하고 싶습니다만. 이렇게 되뇌이면서 내 마음은 왜 이리 씁쓸한가 말이다.
제가 그랬습니다. 이 짧은 문장은 왜 우리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가.내가 그랬을 때, 내가 그랬다고 하는 거. A를 A라고 말하는 것. 너무 단순해서 싱거운 이 말.
'정직하게 말하기'는, 유치원 중에서도 병아리반 정도에서 배운다. 5세 반 정도 되겠다.내가 그랬으면서 왜 쟤가 그랬다고 말하는가. A를 왜 B라고 말하는가. 어디서 배웠는가.
제가 미안합니다. 먼저 말한다고 지는 것도 아닌데 미안하다고 말하기는 왜 이리 싫은가 말이다.미안하면서도 속으로만 미안해하고 겉으로는 그냥 지나치거나 퉁쳐버리는 건나를 속이고 상대를 속이는 행위이다. 미안함이은근슬쩍 증발되기시작하면 상대와 나를 잇는 신뢰의 다리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미안하면 내가 먼저 미안하다고 하자. 거기서 작은 마법이 시작되더라.
제가 더 사랑하겠습니다, 이보다 더 사랑에 가까운 표현이 있을까.나를 사랑하는지 아닌지 상대를 살피고 내가 더 사랑하는 것 같으면 사랑을 거두기도 한다. 언제부터 사랑을 셈 했던가. 더 사랑했다면 더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었을 것인데왜 우리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된 것을 숨기려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