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풍요롭게 살기를 원한다. 많은 이들에게 ‘풍요 = 돈’이라는 수식어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하지만 시간의 풍요도 그만큼이나 충만감을 준다.마치 세상에 시간은 다 내 것이라는 듯 시간에 대한 느긋한 태도는 삶을 풍요롭게 한다.
많은 이들이 시간에게 덜미를 잡혀 내가 가는지, 시간이 가는지 알 수 없는 삶을 살아간다. 나역시 오래도록 익숙하게 그리 살아왔다.돈에 시간을 팔지 않기로 결정한 후,시간은 내게 넉넉하게 주어졌다.일상에서 그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은 내 몫이었다.
#비행기 컷
비행기의 착륙 알림이 울리고, 비행기 문이 열리기도 전에마치 자석에라도 이끌리듯 일제히 일어나는사람들 속에서 ‘의도적으로 천천히 나가기‘를 결정해본다. 마치 시간의 풍요가 나에게만 있는 양 가만히앉아서 (마음속 나대는 소리 가라앉히며)
사람들이 거의 나가고 고요해진 비행기 안을 스윽~ 바라보며 우아하게? 걸어 나가본다.10분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된 것치고 대단히 평온하게 여행이 시작되는 기분..10분 일찍 나간다고 상 받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살았을까?그것이 나의 조급함의 습, 도시 생활의 습이구나..
#머리 감기 컷
머리를 감다 보면 헤어린스를 3-5분 발라두고 헹구라고 나와있다.그동안 나는 그 3분을 기다리지 못했구나 알아진다.30초 기다리면서도 조급했고, 바르고 바로 감아버리기도 했고,뭘 뒤집어쓰고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하기도 했다. 1분 1초가 아까웠던 건가? 뭣이 그리 바빴데? 오늘은 헤어린스를 바르고 아무것도 안 하고 멍 때리고 서 있었다.물소리 들으면서, 호흡도 바라보면서..멋지게 이름 붙이자면 3분 머리 감기 명상... 금세 개운해지고 조용해지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