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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괴괴랄랄 Dec 29. 2023

캐나다에서 에드시런 본 썰 푼다.

하지만 에알못인 나.

그 콘서트 날은 내가 아직도 회상할 때마다

캐나다 한복판에 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아주 강렬하고 자극적인 하루였다.

사진은 마귀의 불구덩이처럼 나왔지만

기쁘고 흥겨운 날이었음.


사실은 나는 음악에 큰 흥미가 없다.

한 때 진짜 온 열정을 바쳐 유사를 처먹었던 아이돌이 있었고

구우웨엑

그의 노래, 그가 사랑하는 힙합을 사랑했다.

그 시절 내가 사랑했던 소년씨가

난데없이 아이 아빠가 되어 돌아온 후에

그냥 음악에 대한 모든 흥미와 열정이 식었다.

가끔 좋은 노래가 있으면 듣기는 한다만.


그래서 특히나 외국 가수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혀 없다.

그래서 에드씨의 노래가 좋아서, 에드씨가 좋아서

콘서트를 간 것은 아니었다.


유학원에서 친하게 지내던 일본 친구가

에드시런 콘서트가 있다고 했을 때

나는 망설임없이 표를 구매했다.


에형 노래 중에 아는 거라고는 'Shape of you' 뿐.ㅎ

이지만

한국 콘서트과 다른 느낌의 외국 콘서트

그 열기와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다.


오마이갓

I am fucking 크레이지예요


그 때는 캐나다에 간지 한달?

정도가 넘었을 때였는데

나는 그제서야 진짜 캐나다에 간 느낌이었다.


그 전에는

타국이어서 그랬던 건지 도무지 정이 안갔고

(어쩔 수 없었겠지만) 섞일 수 없었는데

그 노래 한 소절 한 곡에 다같이 하나가 된 기분이었다.

상모를 돌리며 강강수월래 커리를  타고싶어지는

그런 웅장한 기분.


입에서 나온 소리와

몸에서 나오는 찝찝한 열기가

에드시런이 부르는 그 노래 하나로 모였다.

그 호수공원만큼 넓은 스타디움을

그게 미친놈처럼 꽉 채웠다.


나는 한국 사람, 같이 간 친구는 일본인

내 양 옆에는 어느 나라 사람인지도 모르는

암튼 다른 인종.

말도 제대로 안통하는 인간들에게

그 날 그 음악은 대화였고 소통이었다.

아 존나 새롭고 진귀한 경험 ㄹㅇ


내 안에 남겨진

유부남+아이아빠의 진한 흉터는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래서 앞으로도

어떤 뮤지션을 미치게 좋아하는 일?

없을 예정ㅋ


그럼에도 다시 한 번

해외에서의 콘서트를 가겠냐고 한다면

나는 또 한 번

망설임없이 표를 구매하겠다.


다른 경험들은 다들

내 전두엽 어디 박혀있는지

찾아봐야겠지만

이 기억은 분명하게

내 지갑 속 비상금칸에 들어있다.


그만큼 가치있었다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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