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먼저 아프고 결국 K도 따라 아프고.
집안이 조용하다.
오후가 되도록 두 사람 다 못 일어나니 집안이 적막강산이다.
나도 따라 머리가 핑 돈다.
거실 소파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니
회색빛 구름들이 낮게 깔린 게
비라도 내릴 모양이다.
어제는 그리도 따뜻하더니
봄 날씨는 옆집 멍멍이처럼
꼬리를 살랑 흔들어댔다가
왈왈 사납게 짖어댄다.
나도 꼭 봄 같다.
나가서 장을 봐? 말어?
써둔 글을 올려? 그냥 말어?
진열장에 놓인 친구가 준 선물을 본다.
저 빨간 립스틱을 괜히 한번 발라봐? 말어?
오늘도 킁킁 냄새만 맡다가 다시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