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발이

by 김미현


설강화(雪降花).

작은 하얀 종들이 거꾸로 매달려

댕그랑 댕그랑 소리를 낼 것만 같다.


“우와. 저 꽃 좀 봐봐. 진짜 이뿌지 않나?”

그날은 지금의 집으로 이사 오던 날이었다.


”오 맞네. 귀엽다. “


여리여리해 보이는데

어찌 이 추운 겨울 땅을 뚫고 올라왔을까.

씩씩하기도 하지.


옆에 서있는 아들을 보았다.

아이 등 뒤로 햇살이 둥글게 부풀었다.

머리카락 끝이 노랗게 빛났다.


”맞제. 귀요미라. 딱 니랑 어울리네.

이제부터 야는 니 동생이라. 이름은 준발이 어떠노?”


형제 없는 아들에게 나는 동생들을

만들어 주곤 한다.

꽃 중엔 이 아이가 처음이었다.


“준발이?”


아들이 꽃을 바라보다 허리를 젖혀 크게 웃었다.


“와? 별로가?”


”아니. 너무 웃겨가꼬. 준발이. 그래. 좋네. 준발이로 하자. “


준발이가 피면 봄이 온다.

올해는 준발이에게 여자친구도 생겼다.

노란 꽃. 상큼한데 새침하다.

독일말로 크로쿠스라고 들었는데,

나에게는 코코다.


준발이와 코코는 같이 핀다.

짝은 안 맞다.

코코가 새침한대는 다 이유가 있는 거다.

준발아.

힘내라.

기죽지 말거라.


내년엔

코코가 더 올 거야.


#봄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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