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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 중앙도서관이 생겼다던데

by 아포드



몇 달 만에 방문한 고향 강동구..

내가 자리를 뜨기라도 기다린 듯 그 사이 변화의 봇물이 터졌다.

여기저기 새 아파트들이 건설 중이고 익숙하던 가게 몇은 퇴거하고 새로운 가게가 들어왔다.


매일 같이 걸어서 지루한 귀로에 불과했던 이 길이 오랜만에 찾았다는 이유만으로 여로처럼 느껴졌다. 역시 여행이라는 것이 성립되는 조건은 어제와는 사뭇 다른 단차를 일상에 가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굳이 거창할 필요도 전력을 다할 필요도 없다.



1만 2천여 세대로 화제인 둔촌동의 재건축 단지도 한 번 가봤다. 만 단위의 세대가 한 컷에 다 담길 리는 없고 일부의 모습이다. 마치 컴퓨터 메인 보드에 다닥다닥 분은 칩셋과 부품들 같다. 나중에 인구 소멸에 이르러 아무도 안 살게 되면 이끼와 풀들로 뒤덮여 멋진 고대의 신전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드넓은 잔디밭을 걷다가 가운데를 자세히 보면 구 단위 도서관으로는 최대 규모라는 강동 중앙도서관이 보인다. 이것도 이번 대규모 재건축 프로젝트의 일부로써 함께 지어졌다.




일단 들어가면 복도에 이렇게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단순하면서도 깔끔하다.







열람실로 들어가면 이렇게 연출된 인테리어들이 곳곳에 있다. 아주 인스타스럽다.





여느 도서관과 비슷한 구조를 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일단 새 건물이라 아주 깔끔해 보이고 상단에 간접 조명도 달아서 차분하면서도 분위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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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렇게 군데군데 호화로운 리클라이너가 놓여있었는데 있어 보이긴 하지만 고작 몇 명밖에 못 앉는 자리라 좀 아쉽다. 그 외 노트북을 쓰거나 공부를 하는 테이블들도 마련되어 있기는 했으나 좌석은 많지 않았고 벌써부터 냄새를 맡은 카공족들이 몰려와 망부석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런 데는 다소 교보문고 같은 느낌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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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기사에서 읽었던 LP를 들으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자세히 보면 사람들이 앉아서 헤드폰을 쓴 채 책을 읽고 있다. 사실 재보다 잿밥에 관심이 있었던 나는 조금 기대했던 공간이기도 했으나 역시 조금만 기대하기를 잘했다. 좌석이 몇 개 안되어 차례가 언제 올지도 모르는 이 공간은 언론 보도용 느낌이 강했다. 실용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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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박경리의 희귀도서들이다. 마치 박물관의 유물처럼 따로 전시되어 있었다. 표지의 그림체와 세로로 적힌 글들이 낯설면서도 새롭다. 과거와 미래의 공통점을 말해보라면 바로 낯설고 새롭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지나간다.




그랜드 피아노가 놓인 카페 옆에 놓인 배너를 보니 실제로 연주되기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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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안쪽은 이런 느낌이다. 사진엔 없지만 식당도 있었다. 강동 중앙도서관은 아직 시범 운영 중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도서관 본연의 느낌보다는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과 같이 실용성보다는 패션에 비중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SE-9ddc4c50-9604-4bce-b60b-d27cfac85cc1.png?type=w580 강동 숲속 도서관


아! 그러고 보니 상일동에도 강동 숲속 도서관이 생겼다고 한다. 나무가 많은 동네 특성을 살려서 숲속 도서관을 기획한 것 같다. 다음엔 여기를 가볼까 한다. 대형 도서관이 2군데에 이케아까지 들어선 강동은 뜻밖의 풍년을 맞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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