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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기

by 아포드


트럭에 실린 나와 나의 단짝 친구는

오늘 새로운 곳으로 이사 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부풀었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니..

나를 만나면 얼마나 반겨줄까?


현관문이 열리고 새로운 가족들이

활짝 웃는 얼굴로 나와 친구를

기쁘게 반겨줬어


그런데 왜인지 가족들은

나를 보자마자 밖으로 내몰았어

그리고 위험천만한 높은 곳에

나를 매달고 다시는

들여보내주지 않았어


창문 틈으로는 근사한 곳에

자리를 잡고 웃는 가족들에게

둘러싸인 내 단짝이 보여


가족들이 나를 바라봐 줄까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 봐

칭찬은 늘 내 친구 차지야


오늘은 아침부터 머리 위에

새똥도 맞았지


그렇게 밖에 매달린 나는

이제 햇빛이 너무 뜨거워


그렇게 밖에 매달린 나는

이제 흰 눈이 너무 차가워


아무도 닦아주지 않는 나는

이제 너무 더러워


나는 이제 너무 외롭고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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