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ncent van Gogh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The Starry Night
Saint Rémy, June 1889
73.7 x 92.1 cm
모마 MoMA는 이 작품을 모마 미술관을 세우는데 기여한 세 분 중 한 분인 릴리 여사님 The Lillie P. Bliss 으로부터 그녀의 사후인 1941년에 소유하게 된다. 현재까지, 모마의 대표 작품일 뿐만 아니라, 반 고흐의 마스터피스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이 작품을 보기 위해 뉴욕 모마 미술관을 찾는다는 관람객도 많다.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이름만으로도 우리를 설레게 하는 그 이름, 빈센트 반 고흐이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감성을 시각적으로 가장 잘 표현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 이다. ‘고흐, 왜 좋아하세요?’ 라고 물었을 때, ‘그냥요……’ 그냥 좋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의 감성을 표현한 작품들이 많기 때문에, 그냥 우리가 느끼는 대로, 이유 없이 그냥~ 좋다! 라고 말한다.
생 레미 Saint-Rémy,
반 고흐가 남프랑스 아를 Arles에서 귀를 자르는 사고 이후, ‘이대로 나의 인생을 힘들게 살아갈 순 없어. 뭔가 내 삶을 추스르고 다시 한번 새로운 시작을 해 봐야겠어!’라고 결심하고, 스스로 짐을 꾸려 들어가 약 1년 동안 머물렀던 그 곳, 수녀님들이 운영했던 정신병원이자 요양원인 생 폴 정신병원 Saint-Paul Asylum이 있던 그곳, 생 레미이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반 고흐의 유명한 작품을 이 곳에서 그려낸다. 초라한 방의 창문 사이로 보이는 평범한 풍경을 그의 특별한 눈으로 담아낸다. 아이리스 Irises, 올리브 나무 The Olive Trees, 생 폴 병원의 풍경들 Mount Gaussier with the house of Saint-Paul, 밀밭 The Wheat Field, 그리고 새벽녘 어두운 밤하늘을 보며 표현한 이 작품, 별이 빛나는 밤 The Starry Night이다.
1889년 6월,
반 고흐가 우리 곁을 떠난 해가 1890년 7월 29일, 죽기 약 1년 전이다. 짧은 인생 37년 동안 마지막 예술에 대한 열정을 온통 그림에 쏟아부은 그 시기 1889년이다. 1888년 5월 - 1890년 7월 죽기 전까지 약 2년 동안 그려낸 작품의 수가 무려 470점, 1년이 365일이니 2일에 1점 이상을 그려낸 것이다. 대단한 열정이 아닐 수 없다. 보통의 사람이 한 평생 하기도 힘든 일을 단 37년 짧은 생에 모두 불태우고 갔다.
왜 밤하늘이었을까?
그때 당시의 인상주의 Impressionism 화가들에게는 '빛 Light'이라는 테마를 가장 잘 표현해 낼 수 있는 낮 풍경을 많이 그렸는데, 반 고흐는 낮 풍경뿐만 아니라, 유독 밤 풍경에 빠진다. 그 시대의 다른 화가들과 다른 점이 아닐 수 없다. 반 고흐에게 밤은 어떤 의미였던 걸까? 그의 동생 테오 Theo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다.
I often think that the night is more alive and more richly colored than the day.
나는 종종 밤이 낮보다 더 살아있고 더 풍부한 컬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 Vincent van Gogh -
놀랍고 새로운 시각이다. '빛' 이라는 테마를 표현하는데 낮보다 밤이 더 잘 표현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밤의 모습들을 작품 속에 많이 담아낸다.
아를에서 그린 ‘밤의 카페 테라스 Terrace of a café at night’ 작품은, 노란색이 워낙 강렬하여 강한 노란색만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반 고흐가 이 작품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그리면서 가장 행복감을 느꼈다고 하는 곳이 바로 저 위의 밤하늘의 별들이다. 팝콘처럼 터지는 파란 하늘의 별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데, 밤하늘 그림의 초기라 조금은 소극적으로 표현한 모습이다.
또 다른 작품인 ‘론 강의 별이 빛나는 밤 Starry Night Over the Rhône’ 작품에서는 좀 더 적극적이고 환한 별의 모습을 띄게 된다. 그림의 정 가운데 하늘에는 너무나 아름답게 빛나는 국자 모양의 일곱 개 북두칠성이 자리 잡고 있고, 론 강 위에 비친 가로등의 불빛들과 아래 팔짱을 끼고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한 커플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대단한 작품이 아닐 수 없다.
그 다음으로 그린, 모마의 '별이 빛나는 밤' 의 밤하늘에서 반 고흐의 별은 최고의 화려함으로 빛을 발하게 된다. 이러한 여러 작품 속에서 하나 둘 밤하늘의 별들을 그리며, 반 고흐만의 별들의 모습을 만들어 낸다.
밤하늘의 이 역동적인 모습은 어떻게 그린 걸까?
반 고흐는 우리가 보통 고요하고 정적인 모습일 거라 생각하는 밤하늘을 너무나 역동적인 모습으로 표현했다. 고정관념의 파괴이다. 우리의 일반적인 눈과는 정반대로 표현한 것이다. 정말 밤하늘이 그에게 이처럼 역동적인 모습으로 보였던 걸까? 아니면 반 고흐가 상상한, 상상 속의 모습인 걸까? 여기에 대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 나름의 목소리를 낸다.
‘ 안녕하세요, 저는 과학자입니다. 과학적으로 추적해 보건대, 이 그림이 그려졌다고 하는 1889년 6월 15-18일 사이에 생 레미의 밤하늘에는 은하수 Milky Way가 나타났던 걸로 보입니다. 은하수를 우리의 반 고흐는 이렇게 표현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실제로 별들을 보면 우리가 흔히 별무리, 달무리라고 부르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행성의 끌어당기는 힘 때문에 행성 주위를 작은 운석들과 먼지들이 계속 돌게 만드는 터블런스 Turbulence를 일컫는 말입니다. 너무나 섬세하고 예민한 반 고흐의 눈에는 이것이 정말로 보였던 게 아닐까요?’ [Albert Boime, UCLA, NASA and The Hubble Heritage Team]
‘ 안녕하세요, 저는 의사입니다. 반 고흐가 심한 정신병의 고통에 시달렸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죠? 심한 어지럼 증상에 많이 힘들어했는데, 그 뱅글뱅글~ 돌아가는 어지럼증이 반 고흐에게 밤하늘을 저런 모습으로 보이게 만든 건 아닐까요?’
‘ 안녕하세요, 저는 목사입니다. 반 고흐 아버지의 직업이 목사여서 반 고흐 또한 목사가 되고 싶어 했는데, 뜻하지 않게 전도사에서 파면되어 목사의 꿈을 이루지 못했답니다. 그래서 반 고흐 자신이 성경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서, 그 성경의 메시지를 밤하늘에 표현한 게 아닐까요? 별을 세어보니 11개의 별이 보입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열한 개의 별은, 창세기에 나오는 이야기 중에, 11명의 형제들이 무릎을 꿇고 요셉 Joseph에게 절을 하는 꿈을 꾸었다고 말하는 요셉의 꿈 얘기가 나오는데, 이 꿈 얘기 때문에 요셉이 엄청나게 힘든 탄압과 추방까지 당하게 됩니다. 이후 흉년이 들어 실제로 11명의 형제들이 요셉에게 찾아와 무릎을 꿇고 도움을 요청하며 화해하게 되는데, 이 성경의 이야기를 11개의 별로 표현한 게 아닐까요? 반 고흐는 지금 자신의 힘든 시기가, 요셉의 힘든 시기라 생각하고, 밤하늘에 그 성경의 의미를 표현하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일본인입니다. 반 고흐가 그 당시 유럽에 처음 소개된 일본의 풍속화인 우키요에 うきよえ, Ukiyo-e에 푹 빠졌다는 건 알고 계시나요? 우리 일본화 우키요에의 파도치는 모습을 밤하늘에 표현한 게 아닐까요?’
여러 가지 흥미로운 얘기들이 많지만, 동생 테오 Theo에게 썼던 반 고흐의 편지에서 고흐가 진정으로 생각했던 의미를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I don't know anything with certainty, but seeing the stars makes me dream.
어떤 것도 확실하지 않지만, 나는 별들을 꿈꾸며 내 꿈을 그릴 거야.
- Vincent van Gogh -
어둠 속에서 역동적으로 환하게 빛나는 별들을 보며, '저 별들처럼 나도 앞으로 내 인생의 빛을 환하게 빛내 볼 거야'라는 자신의 희망을 찾았던 게 아닐까 싶다.
사이프러스 나무 A Cypress Tree,
그림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게 왼편의 긴 나무인데, 하늘과 땅을 연결해 주는 어둡고 칙칙한 이 나무, 사이프러스 나무이다. 그림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고, 또한 죽음의 메시지를 주는 나무라고도 한다. 사이프러스 나무가 한 번 상처를 입으면 쉽게 죽는 나무라 죽음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나무라고도 하고, 또한 반 고흐가 하늘을 이야기하길 죽음을 통해서만 닿을 수 있다고 한 부분에서 하늘을 연결해 주는 나무, 죽음이라는 메시지 일 수도 있다. 더불어 그때 당시에 사이프러스 나무는 큰 키 때문에 바깥에서 잘 보이지 않게 가림막의 용도로 공동묘지에 많이 쓰였던 나무라, '묘지 = 죽음'이라는 의미로 사이프레스 나무를 보는 시각도 있다.
올리브 나무 Olive Trees,
사이프러스 나무와 반대 의미의, 너무나 평화롭고 따뜻해 보이는 오른편 아래 마을을 감싸고 있는 나무들이 올리브 나무이다. 이 올리브 나무 또한 반 고흐가 참 좋아했던 나무이자 많은 작품들에서 표현되는데, 성경에서 올리브 나무는 노아 Noah가 비가 그쳤는지 알아보기 위해 보낸 두 번째 비둘기가 입에 물고 왔던 나뭇잎이 올리브 나뭇잎으로 '새 생명의 시작, 평화'라는 의미로 읽혀진다.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을,
그림에서 아래 표현되고 있는 마을의 모습은, 실제로 생 레미 반 고흐 의 방에서 보면 보이지 않는 마을이다. 들판만 보일 뿐인 공간인데, 마을을 그려 넣은 것으로 보아 상상의 마을이라 볼 수 있다. 그럼 반 고흐는 어디를 상상한 걸까? 상상을 엿볼수 있는 힌트가 길게 뻗어 있는 첨탑의 교회이다. 저 교회는 반 고흐가 이전에 그렸던 네덜란드 뉘넨 Nuenen의 교회인 것으로 보아, 네델란드 마을의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힘들고 지친 현재의 반 고흐에게 가장 필요한 곳, 편하게 쉴 수 있는 자신의 나라인 네델란드를 생각하며 그려 넣은게 아닐까?
대조 속에 이루어진 완벽한 균형미,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러 표현들이 대조적으로 어우러져 완벽한 균형미를 이루고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왼편의 어두운 사이프러스 나무와 오른편의 환한 그믐달과의 대조, 죽음이라는 의미의 사이프러스 나무와 새 생명 & 평화란 의미의 올리브 나무와의 대조, 역동적인 밤하늘과 정적인 마을과의 대조, 그리고 어두운 밤하늘의 별들과 환한 달과의 대조, 이 모든 요소들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는 균형미를 이루고 있는 작품, 그래서 우리가 이 '별이 빛나는 밤' 작품을 빈센트 반 고흐의 마스터피스 라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살아 있는 붓 터치, Impasto 임파스토 기법
우리가 보통 반 고흐 그림을 보면 ‘살아있네-’라고 말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반 고흐의 강렬한 붓 터치 기법 때문이다. 지금 막 그림을 그리고 툭- 붓을 놓고 나간 듯한 이 느낌, 몇 백 년이 지난 지금도 어떻게 그림을 그렸는지 알 수 있을 것처럼 느끼게 하는 붓 터치,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붓질이 갔는지 우리가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이 기법, 바로 반 고흐의 임파스토 Impasto 기법이다. 이탈리아어로 ‘반죽하다’라는 의미의 임파스토 기법은, 물감을 반죽하듯이 사용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반 고흐도 이 기법을 같은 네덜란드 화가인 렘브란트 Rembrandt의 그림을 보고 배우게 되는데, 렘브란트 의 임파스토 기법보다 우리의 감성을 더 풍부하게 표현하게 위해 더 적극적이고 오버스럽게 임파스토 기법을 사용하게 된다. 이 임파스토 기법은 유화 물감을 앞으로 튀어나오게 3D 느낌으로까지 만들어, 실제로 작품을 봤을 때 작품 주위의 조명이 물감에 비추어 입체적인 느낌으로 다가와, 우리를 더욱더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그냥 아- 라는 감탄사가 나도 모르게 입가에서 새어 나온다.
별이 빛나는 밤 드로잉,
이 작품을 단색으로 드로잉 한 작품 Drawing, pen and ink on paper이 남아 있는데, 너무나 꼼꼼하게 펜으로 드로잉한 작품이 주는 느낌 또한 너무 좋다. 고흐의 디테일하고 섬세한 성격과 풍부한 감성을 함께 느껴볼 수 있는 작품으로 여겨진다. (Shchusev Museum of Architecture, Russia)
별이 빛나는 밤 The Starry Night,
작품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이 작품에 감명받아 곡을 만들었다는 돈 맥클린 Don Mclean의 스테리~ 스테리 나잇~ Starry, Starry Night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오늘은 저녁에 방 창가로 보이는 밤하늘을 한 번 올려다 보자. 내가 느끼는 밤하늘의 감성은 어떤지, 반 고흐의 밤하늘이 내가 보고 있는 밤 하늘에 투영되어 보이는지, 이어폰 끼고 노래도 크게 들으며 고흐의 작품 속으로 한 번 푹- 빠져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반 고흐가 프랑스 남부의 아를 Arles 에 외롭게 머물 때, 그의 술 친구였던 우체부 아저씨 조셉 룰랭의 초상화이다. 룰랭 뿐만 아니라, 룰랭의 가족들과도 가깝게 지내고 좋아해서, 어린 세 아이와 부인까지 룰랭 패밀리에 관한 많은 그림들을 그렸다. 소용돌이 치는 꽃들과 룰랭이 늘 자랑스러워 했던 우체부 유니폼을 입고 있는 룰랭의 초상화를, 반 고흐는 ‘the modern portrait 현대 초상화’라 일컬으며 흥분하였다.
아를 Arles 에서 반 고흐 Van Gogh 를 그렇게 힘들게 했던 고갱 Paul Gauguin 의 작품을 이렇게 가까이 두는 건,
무슨 모마 MoMA 의 짖꿎은 장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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