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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도슨트북 Dec 18. 2020

모마 MoMA, 잭슨 폴락 One: Number 31

Jackson Pollock 잭슨 폴락


Jackson Pollock

One: Number 31, 1950

1950

172.7 x 264.2 cm


1968년까지 개인 소유였던 이 작품은, 모마 MoMA 가 펀드의 도움으로 (Sidney and Harriet Janis Collection Fund, by exchange) 획득하게 된 후, 현재 4층 데이비드 게펜 갤러리 The David Geffen Galleries 룸에 전시되어 있다.







Jackson Pollock 잭슨 폴락,

미국 추상 표현주의 Abstract Expressionism 의 대가, 액션 페인팅, 드리핑 기법 등 이전까지 보여지지 않았던 새로운 파격적인 시도로 미국 미술의 자존심을 세운 화가, 잭슨 폴락(1912-1956)이다. 8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국 미술 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표적인 인물 중 한 명이다.


Jackson Pollock 1912 - 1956 Hans Namuth. Photograph of Jackson Pollock. 1950  from moma.org



One: Number 31, 1950

잭슨 폴락은 초기에는 의미있는 작품명을 지어주다가, 1948년 즈음 이후로는 의미 없는 숫자들로 작품명을 짓는다. 이는 작품명으로부터 연상되는 작품에 대한 선입견을 관람자에게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숫자들도 작품이 그려진 시간 순서대로 매겨지는 것도 아니다. 1950년에 그린 이 작품보다 이후에 그려진 작품에 Number 7, Number 12 로 매기기도 한다. 그의 아내(Lee Krasner)가 한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Numbers are neutral.
They make people look at a picture for what it is — pure painting.

숫자는 중립적이다.
작품명의 숫자는 사람들이 순수한 작품 그대로 보도록 만든다.
  
- Lee Krasner -




1950,

1950년에 이 새로운 기법의 작품이 나왔다니 대단하다. 지금 나왔어도, 예술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작품 아닌가?

그 당시 잭슨 폴락의 작품을 보고 쏟아냈던 조롱들을 한 번 보자.


mere unorganized explosions of random energy, and therefore meaningless.

단지 랜덤한 에너지의 잘 짜여있지 않은 폭발, 그러므로 의미 없는…   

- The critic Robert Coates -




This is not art — it's a joke in bad taste.

이것은 예술이 아냐. 단지 나쁜 취향의 조크일 뿐이지.   

- Reynold 's News -




172.7 x 264.2 cm

큰 작품이다. 이러한 큰 사이즈의 작품을 벽이 아닌, 바닥 위에 올려놓고 왔다 갔다 하며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이렇게 그림을 그릴 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작품뿐만 아니라,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큰 이슈가 된다.처음 접한 우리도, 처음 그렇게 그려 본 잭슨 폴락도 모두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이다.




미국, 세계의 중심으로

때는 바야흐로 1,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미국이 세계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된다. 그전까지 유럽 중심이었던 세계가 미국 중심으로 바뀌게 되면서 정치, 경제, 사회, 군사 등 모든 분야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행사해 나가는데, 딱 한 분야만은 아직도 유럽 중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으니 그게 바로 문화, 예술이었다. 미술관 가도 유럽의 클래식 작품들로만 채워져 있을 뿐, 딱히 미국 작품이라고 할 만한 게 없었다. 미국은 심각한 문화 컴플렉스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미국 미술, 우리도 한 번 만들어 볼까?


U.S.Marines of the 28th Regiment, 5th Division, raise the American flag atop Mt. Suribachi, Iwo Jima


유럽 미술 vs. 미국 미술

예술가 후원 정책 등 엄청난 지원 속에 미국 미술, 미국 예술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데,

미국 미술?

일단은 자유, 프리덤 Freedom이 컨셉으로 들어갔으면 좋겠어. 미국은 누가 뭐래도 자유주의, 프리덤이지.

또한 작품은 큰 미국처럼, 큰 작품이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이전의 유럽 클래식 미술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새로운 기법, 시도들이 나왔으면 좋겠어. 붓으로만 그리는 게 아니라 뭔가 새로운 도구로 그리는 미술,

또한, 벽에 걸어놓고 그리는 게 아니라, 바닥에 눕혀 놓고 그려보는 건 어때?

작품을 다 그려 놓고 감상하는 게 아니라 그리기 시작하는 것부터 예술인 미술,

작품에 대한 해석까지도 작가가 아닌 관람자 개개인이 해석하는 대로 맡겨 버리는 그런 미술, 그런 미술 뭐가 없을까?

이 시기에,

눈에 들어오는 작가가 바로 잭슨 폴락!




액션 페인팅 Action Painting

잭슨 폴락의 작품이 새롭다 보니, 새로운 용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 중 대표적인 단어가 액션 페인팅이다. 화가의 동작으로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액션 자체가 시간의 흐름이 있는 동작들이다 보니, 작품을 다 완성했을 때는 볼 수 없는, 그리기 시작하는 행위 부터가 예술이 된다. 이러한 동작 속에서 잭슨 폴락은 어떤 경험을 했을까?


I am more at ease.
I feel nearer, more a part of the painting since this way I can walk around it, work from the four sides and literally be in the painting.

나는 편안해진다.
이러한 식으로 주위를 걸으며 사각의 면에서 작업을 하고, 말 그대로 작품 안에 있기 때문에 작품의 일부분으로 더 가까워짐을 느낀다.  

- Jackson Pollock -



아, 그 자신이 작품이 되는 과정인 것이다.  

그 자신이 작품을 그리는 붓의 일부분이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한다. 내가 그림을 그리는 붓이 된다는, 나 자신이 붓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감히 누가 이전에 할 수 있었을까?


Jackson Pollock at work in his studio, Photo: Hans Namuth



드리핑 기법 Dripping Technique

단지, 물감을 떨어뜨리는 것만이 아니다. '붓으로 그리다'와 다른, 대표적인 표현이 드리핑, 떨어뜨리다 인데, 이 기법 속에는 물감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물감이 떨어지기도 하고 Drip & Drop, 물감을 튕기기도 하고 Dribble, 던지고 Threw, 퍼붓고 Pour, 튀기기 Splash 도 하는 다양한 기법들을 구사하게 된다. 이 모든 새로운 기법들을 통틀어 드리핑 기법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그 안에 생각보다 다양한 기법들이 있었다는 게 놀랍다. 이러한 다양한 기법들을 구사하는 드리핑 기법이라고 생각하니, 쉬운 작업만은 아닌 듯 보인다.



우연성과 통제성 Accident & Control

비판적인 입장에서는 우연성으로만 진행되는 작품이기에, 작가의 의도로 통제하지 못하는 작품이 무슨 작품이냐고 되묻는다. 하지만, 폴락은 이것을 부인한다. 우연성으로만 이루어진 작품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일반적으로 작품이 어떻게 나올지 미리 구상을 하고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작한다고 한다. 그의 테크닉은 몸의 움직임, 페인트의 점성 흐름, 중력의 힘, 캔버스 안으로의 페인트 흡수 등과 같은 여러 계산된 의도들과 결합한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컨트롤할 수 있는 요소와 우연한 요소의 예술적인 결합이라고 말한다.



댄스 Dance

폴락은 자신의 작업을 춤을 추는 것과 같다고 얘기한다. 춤 속에 에너지의 강약이 표현되듯이, 작품 속에 자기 자신의 에너지의 강약이 담겨 나온다는 것이다. 또한 댄스가 그러하듯이 자신의 작품 또한 불규칙성 속에 규칙성이 어우러져 있다고 말한다. 단지 불규칙하게 막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불규칙성 속에서 어떠한 규칙성을 만들어가야 하는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라고 한다.



When I am in my painting, I'm not aware of what I'm doing.
It is only when I lose contact with the painting that the result is a mess.
Otherwise there is pure harmony, an easy give and take, and the painting comes out well.

내가 작품 속에 있을 때,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한다.
작품과 내가 하나가 되지 못할 때 결과는 엉망이 된다.
작품과 내가 하나가 될 때, 그림은 잘 나온다.   

- Jackson Pollock -



작품과 내가 하나가 된다는 말,

폴락의 천재적 기질이 익히는 순간이다.



1956년 44세, 음주 운전 교통사고

세상에 없는 새로운 예술을 한다는 것이 큰 스트레스였던 것일까? 점점 술에 대한 의존도가 커진다. 44세의 너무나 젊은 나이에 음주운전의 사고로 생을 마감한다.


accident 1. 사고  2. 우연



평생 우연성과 통제성 Accident & Control의 작업을 하던 그는 우연성이 강한 사고 Accident로 우리 곁을 떠난다.



My painting does not come from the easel.
내 작품은 이젤에서 나오지 않는다.   

- Jackson Pollock, My Painting, 19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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