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 Rothko 마크 로스코
Mark Rothko
No. 5/No. 22
1950 (dated on reverse 1949)
297 x 272 cm
마크 로스코 Mark Rothko의 기증으로 모마 MoMA 가 소유하게 되었으며, 이 작품 뿐만 아니라, No. 10 작품도 함께 모마 MoMA 미술관 4층 The David Geffen Galleries 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Mark Rothko 마크 로스코,
‘이게 무슨 그림이야?’ 의 대명사, ‘나도 그리겠는데?’ 그림의 대명사, ‘저게 왜 그렇게 유명한 거지?’ 의 대표적인 작품의 화가, 마크 로스코이다. 러시아계 유대인으로 9살에 유대인에 대한 핍박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와 활동하게 되면서 미국을 대표하는 화가로 손꼽히게 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Steve Jobs 가 로스코의 ‘복잡한 사고의 단순한 표현’ 에 깊이 공감해 ‘스티브 잡스가 사랑한 마크 로스코’ 로도 유명하다. 도대체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데, 카페에서 회사에서 여기저기서 많이 보이기도 하고, 좋아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고, 작품 가격 또한 비싼 것 같은데…. 도대체, 뭘까?!
No. 5/No. 22
작품명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넘버 파이브… 넘버 22…. 로스코는 자신의 작품에 구체적인 작품명을 달아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게 싫고, 또한 작품에 대한 선입견을 주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무의미한 숫자로 표시되어 있거나, 언타이틀드 Untitled, 무제가 많다. 일단은 로스코의 의도대로 성공이다. 작품명에서 연상되는 게 아무것도 없다. 샤넬 넘버 파이브 정도? 아무 생각 없이 작품을 감상하게 만드는데는 성공이다. 연상되는게 아무것도 없다. 더 나가 무슨 작품인지 도무지 아무 것도 모르겠다.
1950 (dated on reverse 1949),
1949-1950년에 그린 작품이다.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생각보다는 오래전 작품이다. 1950년이면 우리는 6.25 전쟁 속에 죽네, 사네 하던 그 시기에 이러한 작품을 그렸다고 한다. 2020년대 지금 그렸다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지 않은가? 70년 전이나 지난 그림이라는 촌스러움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단하다.
297 x 272 cm,
로스코의 작품은 나보다 큰 사이즈의 작품이 많다. ‘색의 바다’ 라는 느낌을 받는다. 색의 큰 바다 앞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 나? 의 느낌이다. 큰 작품 앞에서 느끼는 두 가지 감정, 압도감과 경외감을 이 작품 앞에서도 느끼게 된다. 뭔가 있겠지? 무슨 의미가 있겠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색 덩어리,
색 덩어리만 보일 뿐이다. 가장 큰 노란색 덩어리가 보이고, 그 다음으로 가운데 빨간색 덩어리,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보니, 아래의 좀 더 짙은 주황색? 노란색 덩어리도 보이고, 저 위에 하얀색 덩어리도 보인다. 그런데, 색이 캔버스 끝까지 가득 메운 게 아니라, 캔버스의 끝자락은 조금씩 띄워져 있는 색 덩어리 들이다. 이로 인해, 캔버스 위에 색 덩어리들이 떠 있는 느낌을 준다. 색채 잔상 효과를 내기 위함이란다. 또한, 자세히 보니 한 색이 아니라, 몇 가지 색을 위에 계속 덧칠 하면서 만들어낸 색이다. 노란색이 노란색만 있는게 아니다. 노란색 밑에 초록색, 빨간색, 흰색 다양하게 들어가 있다.
중간에 빨간 색덩어리들 사이로 하얗게 세 개의 선이 찌이이익- 칠판을 긁고 지나가는 느낌으로 그어져 있다. 색 덩어리의 뭉퉁함 속에서 날카롭게 그어나간 선들이 조금은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가운데의 빨간 선 같은 덩어리는 예수의 팔 벌린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팔 벌려 나를 안으려는 동작을 표현한 걸까? 생각이 들기도 하다.
여기까지 오자,
로스코가 한 마디 한다.
I’m not an abstractionist.
I'm not interested in the relationship of color or form or anything else.
I'm interested only in expressing basic human emotions: tragedy, ecstasy, doom, and so on.
나는 추상 주의자가 아니다.
나는 컬러나 형태의 관계에 관심이 없다.
나는 단지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비극, 황홀함, 파멸 등…
- Mark Rothko -
딩~ 로스코에게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다.
인간 감정의 색 덩어리,
우리의 감정을 색 덩어리로 표현한 작품이란다. 그전에 인간의 감정을 컬러로 표현한 화가가 생각난다. 앙리 마티스 Henri Matisse. 실제로 로스코는 마티스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고백한다. 마티스에게 경의를 표하는 작품도 그렸을 정도이다. '마티즈에게 경의를 표함 Homage to Matisse, (1954), Mark Rothko', 로스코는 인간 감정의 본질을 색 덩어리로 표현하고 있다.
45 cm 법칙,
로스코는 제안한다. 자신의 작품을 감상할 때는, 45 cm 앞에서 감상해 줄 것을 요구한다. 45 cm? 생각보다 가깝다. 우리가 보통 작품을 볼 때의 거리보다 더 가까운 거리이다. 작품 앞으로 쑥- 들어 가게 만든다.
‘뭐가 보이나요?’
‘색 밖에 안 보이는데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본다.
‘뭐가 보이나요?’
‘색이 울렁거리기 시작하는데요?’
‘뭐가 보이나요?’
‘색이 울렁거리면서 나의 감정도 함께 울렁거리는 데요?’
‘뭐가 보이나요?'
‘나의 감정도 색에 따라 울렁거리면서, 동요되는데요?’
‘뭐가 보이나요?’
‘나의 감정도 동요되면서, 눈물이 납니다…’
눈물 흘리는 작품으로 유명한 이유이다.
미국 내셔널갤러리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당신은 미술 작품을 보면서 눈물 흘린 적이 있나요?’ 약 60% 가 ‘예’라고 답한다.
에이- 미술 작품을 보면서 어떻게 눈물을 흘리니? 그럼, 같은 예술의 한 장르인 음악을 들으면서는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는가? 당연하죠! 그럼 미술이라고 왜? 그럴 수도 있겠다.
‘예’ 라고 답한 사람들에게 또 묻는다.
‘그럼, 그 눈물 흘렸던 작품은 도대체 누구의 작품이었습니까?’
약 70% 가 답한다. 마크 로스코…
그가 했던 얘기 한 번 들어보자.
“The people who weep before my pictures
are having the same religious experience I had when I painted them.”
나의 그림 앞에서 눈물 흘리는 사람은,
내가 그림을 그릴 때 가졌던 신성한, 종교적인 경험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 Mark Rothko -
로스코 또한 그런 감정을 가지고 그림을 그린 거구나.
눈물 흘리는 작품이라는 게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구나.
로스코는 그림을 그릴 때, 비공개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게 가린 후에 혼자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저러한 색 덩어리 들을 어떻게 그린 걸까, 어떤 식으로 덧칠을 해 낸 걸까 아직도 많이 탐구하고 있다. 혼자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의 감정과의 싸움, 자신의 감정도 함께 작품에 담아낸 것으로 보인다.
로스코 채플 Rothko Chapel,
여행자나 방랑자가 한 시간 동안 작은 방에 매달린 그림 하나 앞에서 명상할 수 있는,
작은 예배당과 같은 공간을 전국에 세울 수 있으면 좋겠소.
- Mark Rothko, 1954 -
1971년에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로스코 채플을 실제로 하나 오픈한다. 내부는 로스코의 아주 큰 몇 작품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명상의 공간으로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 이 곳이라면, 나라도 감정의 동요를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
1903-1970,
만 67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 슬프게도, 자신의 작품 앞에서 손목을 그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자신을 항상 레드 Red, 빨강이라고 말하던 로스코는 자신의 빨간색 덩어리의 작품 앞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그가 자신의 죽음을 암시한 말이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다.
The only thing I fear in life is that one day the black will swallow the red.
내 인생에서 두려운 한 가지는,
어느 날 검정이 빨강을 삼킬 것이라는 것이다.
- Mark Rothk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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