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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진정한 지혜

by 기담

옛날 옛적, 진실의 숲 한가운데에는 '판결의 성'이라는 거대한 성이 있었다. 이곳에는 마법의 거울을 지닌 판사, 루미온 경이 살고 있었다. 이 거울은 거짓을 감지하는 힘이 있었지만, 단 하나의 한계가 있었다. 바로 '진실'과 '필요한 사실'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 두 마을이 성을 찾아왔다. 한 마을은 자신의 샘물이 다른 마을에 의해 오염되었다고 주장했고, 다른 마을은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루미온 경은 양측의 이야기를 듣고, 거울을 향해 말했다.

"거울아, 이 사건의 진실을 보여주렴."

그러자 거울이 반짝이며 말했다. "두 마을은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아요. 하지만 한 마을은 중요한 사실을 숨기고 있어요."

루미온 경은 고민에 빠졌다. 거울은 거짓을 감지할 수 있었지만,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결정하는 것은 그의 몫이었다. 그는 두 마을에게 질문을 던졌다.

"너희가 원하는 것이 진실을 밝히는 것이냐, 아니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냐?"

두 마을은 서로를 바라보며 깊이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한 마을의 촌장이 말했다.

"우리는 진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다시 평화롭게 지내는 것입니다. 해결책을 찾고 싶습니다."

루미온 경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중재자가 되어 문제를 해결해 주겠네."

그는 두 마을이 공동으로 새로운 샘물을 만들도록 도왔고, 마을 사람들은 화해하며 다시 평화롭게 살게 되었다.

그날 이후, 판결의 성에서는 새로운 원칙이 세워졌다. '진실만이 전부가 아니다. 해결이 필요한 사실을 찾아 공정한 결론을 내리는 것이야말로 판결의 진정한 목적이다.'

그리고 마법의 거울도 배웠다. 단순히 거짓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진정 중요한지 고민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혜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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