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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법조랜드

by 기담

옛날 옛적, 아름다운 왕국 법조랜드에 ‘채권’이라는 신비로운 힘이 존재하였다. 이 채권의 힘을 다루는 자는 서로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약속을 지키고, 왕국의 질서를 유지할 수 있었다.

법조랜드에는 공정하고 지혜로운 법의 수호자, ‘이행기사’가 살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이 약속을 이행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채권의 목적’이었다. 그는 누구나 가치 있는 것을 약속할 수 있으며, 특정한 물건이든, 돈이든, 행동이든,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었다.

그러던 어느 날, 왕국의 악당 ‘불이행 마법사’가 나타나 사람들의 약속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그는 계약을 무시하고, 재산을 감추며, 심지어 돈을 갚지 않는 자들을 돕기까지 했다. 이에 분노한 이행기사는 왕국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이행기사는 첫 번째로 ‘특정물’의 약속을 깨뜨린 농부를 찾아갔다. 농부는 시장에서 신선한 사과를 공급하기로 했지만, 제대로 보관하지 않아 사과가 모두 썩어버렸다. 이행기사는 농부에게 말했다.

“네가 약속한 사과는 특정물이니, 너는 그것을 인도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보관해야 했어.”

농부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다음부터는 사과를 정성껏 보관하겠다고 다짐했다.

그 다음, 이행기사는 ‘종류채권’을 어긴 상인을 찾아갔다. 상인은 계약서에 명시된 품질보다 훨씬 낮은 품질의 천을 공급하였다. 이행기사는 상인에게 엄중히 경고했다.

“네가 제공할 물건의 품질을 정하지 않았더라도, 최소한 중등품질의 물건을 제공해야 했어.”

상인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올바른 품질의 천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후, 이행기사는 ‘금전채권’과 ‘외화채권’을 지키지 않은 부자를 찾아갔다. 그는 다른 나라의 돈을 받아야 했지만, 그 통화가 가치가 떨어지자 변제하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이행기사는 단호하게 말했다.

“설령 변제 시에 그 돈의 가치가 없어졌더라도, 너는 그 나라의 다른 통화로 변제해야 해!”

부자는 마지못해 변제를 하였고, 채권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행기사는 ‘선택채권’을 어긴 마법사를 찾아갔다. 이 마법사는 왕국에 두 가지 마법 물약 중 하나를 제공해야 했지만, 선택을 계속 미루었다. 이행기사는 그에게 최후통첩을 하였다.

“선택은 채무자에게 있지만, 만약 기한 내에 선택하지 않으면 채권자가 대신 선택할 권리를 가지게 돼.”

결국, 마법사는 약속대로 물약을 제공하였고, 왕국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다.

그 후로 법조랜드의 사람들은 ‘채권’의 힘이 단순한 약속이 아니라, 사회의 신뢰를 지키는 중요한 요소임을 깨달았다. 이행기사는 계속해서 왕국을 지키며, 불이행 마법사가 다시 나타나는 것을 경계하였다.

그리고 법조랜드는 오랫동안 평화롭고 공정한 왕국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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