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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너머 가을은 너무 크다
by
어린왕자
Nov 1. 2023
들어서는 대문간에 핑크빛 설렘이 반긴다. 창가에 비치는 햇살이 따사로운 날, 나즈막한 댑싸리가 옹기종기 모여 지나는 손님을 들어서게 한다. 하늘 아래 고요한 가을이 하얀 자갈밭에 내려앉았다.
감나무 아래 벤치에 잎 하나가 덩그렇다. 그림 같은 날이다. 기다란 벤치에서 잠시 쉬고 있는 감잎 하나를 옆으로 제쳐두고 엉덩이를 들이민다.
저 아이는 어디로 갈까. 하얀 자갈밭에 뒹구는 신세가 될까. 엉덩이에 밀려 떨어진 감잎이 혼자가 되었음에도 새삼 슬퍼하지 않는다. 낙엽으로 쓸모 있기에, 너는 원래 그러한 삶이라고 여겼기에.
밟히는 낙엽은 가을에도 아프다.
한 끼 식사로 족하다. 가지런한 식탁에 정갈하게 놓인 살림살이가 눈을 시원하게 한다. 기분 좋은 기분이다. 분주히 움직이는 주인장의 손은 작고 앙증맞다. 내 손은 사진을 찍기에 분주하다. 저마다 분주히 움직이는 이 작은 공간에 창문 너머 가을이 들어온다.
창문 너머 가을은 너무 크다.
긴 하루가 남았다. 미지근한 물 한 컵에 목을 적시고 주인장이 건넨 음식에 눈을 쏟는다. 맵고 칼칼한 국물 앞에 하얀 자태를 뽐내는 아이. 젓가락으로 살포시 건드리니 말랑한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먹기 아깝다. 오도독 씹히는 다시마
줄기에 라멘 한 젓가락을 집어든다.
가을이 입안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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