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서는 대문간에 핑크빛 설렘이 반긴다. 창가에 비치는 햇살이 따사로운 날, 나즈막한 댑싸리가 옹기종기 모여 지나는 손님을 들어서게 한다. 하늘 아래 고요한 가을이 하얀 자갈밭에 내려앉았다.
감나무 아래 벤치에 잎 하나가 덩그렇다. 그림 같은 날이다. 기다란 벤치에서 잠시 쉬고 있는 감잎 하나를 옆으로 제쳐두고 엉덩이를 들이민다.
저 아이는 어디로 갈까. 하얀 자갈밭에 뒹구는 신세가 될까. 엉덩이에 밀려 떨어진 감잎이 혼자가 되었음에도 새삼 슬퍼하지 않는다. 낙엽으로 쓸모 있기에, 너는 원래 그러한 삶이라고 여겼기에.
밟히는 낙엽은 가을에도 아프다.
한 끼 식사로 족하다. 가지런한 식탁에 정갈하게 놓인 살림살이가 눈을 시원하게 한다. 기분 좋은 기분이다. 분주히 움직이는 주인장의 손은 작고 앙증맞다. 내 손은 사진을 찍기에 분주하다. 저마다 분주히 움직이는 이 작은 공간에 창문 너머 가을이 들어온다.
창문 너머 가을은 너무 크다.
긴 하루가 남았다. 미지근한 물 한 컵에 목을 적시고 주인장이 건넨 음식에 눈을 쏟는다. 맵고 칼칼한 국물 앞에 하얀 자태를 뽐내는 아이. 젓가락으로 살포시 건드리니 말랑한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먹기 아깝다. 오도독 씹히는 다시마 줄기에 라멘 한 젓가락을 집어든다.
가을이 입안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