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면 얼마나 좋으랴
손등에 돋은 반점이
왜 이리 밉고 아프게 다가올까
하얀 백지 위에 검은 콩물 한 점
툭 하고 떨어뜨렸을 뿐인데
심장 넓이만큼 점으로 번졌다
꽃이면 얼마나 이쁘랴
꽃봉오리로 피어나면 무엇이 두려우랴
엄마는 나이 들면 다 그렇다 했다
너도 나이 들어 봐라 그리 말했다
손톱 다듬던 손톱깎이로
쑥 뽑아 올리고 싶었다
거뭇거뭇한 반점 하나가
인생의 한 조각을 수놓을 수 있음을
미운 점 하나가 오래 박혀
그것이 인생이 된다는 것을
엄마는 그것이 인생이라 했다
내가 살아온 흔적이야
너도 그런 흔적 하나 갖고 살아
그리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