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단풍잎과 닮은 초록의 잎이 탁자 모서리 한편에 자리 잡고 앉아 나를 쳐다본다.
그렇다면 나도 그를 바라봐줘야지.
모서리에 앉은 것을 중앙으로 옮겨 놓고 눈 맞춤을 시도한다.
화분을 들어 옮길 수 있는 손잡이가 있지만 나는 그를 끌어안듯 들어 가슴에 댔다.
투박한 소리가 투박하게 가슴에 얹힌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옹기의 숨결이 질퍽하게 때론 거칠게 느껴진다.
가만히 보고 있노라니 잎사귀 사이로 잡초 같은 것이 보인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살포시 뽑았다.
어라! 뿌리가 깊게 박혔나 보다.
당겨 올라오는 뿌리가 돌멩이에 걸리고 뽑히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 같아 순간 잘못 뽑았음을 감지한다.
풀이 아닌데
잡초가 아닌데
주인장도 알고 그대로 뒀을 텐데
손님인 객이 알지도 못하면서
오랫동안 가꾸며 자라온
질긴 생명을 냅다 뽑아버리다니!
후회했다. 뽑지 않아도 저리 예쁜 걸
모르는 듯 가만히 옆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데
그의 삶을 물어보지도 않고 함부로 잘라낸 내가
미안하다.
그의 옆에 다시 태어나 자라나길.
ㅡ뭐든지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절감했다. 뽑기 전에 한번 더 들여다볼 걸. 뽑힌 잡초가 오히려 불편하게 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