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유랑

입동 즈음에

by 어린왕자



하얀 설렘 하나가 하늘가 중앙을 뚫고 스러진다. 포말을 일으키며 엷은 꼬리를 잇다 햇살 머금은 떨림을 부여잡는다. 오늘 하루가 이처럼 아름다운 건 아침에 품고 나온 설렘 하나가 조용히 물결을 일으키는 이유이리라.

긴 꼬리는 어디까지 제 갈 길 갈까. 분명 끊어지는 길이 있을 텐데 끝없이 길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같이 뻗었다. 잠시 하늘이 이어진 반대편으로 눈길을 돌려 뾰족한 첨탑과 눈이 마주친다.

메타세쿼이아는 누렇게 또는 아직 파랗게 제 모습을 자랑한다. 익은 것은 익은 것 대로, 파란 것은 파란 것 대로 그대로 아름답다. 분명 내 마음이 붕 떠 있는 이유이리라.

하늘엔 설렘이 있는 건 확실한가 보다. 우울했다가도 하늘 한 번 바라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눈물 흐를 때 하늘 쳐다보면 눈물이 쏙 들어가고 웃다가도 하늘 보면 더 크게 웃음이 새어 나온다.

인생도 그런 게 아닐까. 좋다가도 싫다가도, 웃다가도 울다가도, 기쁘다가도 슬프다가도 그렇게 다가오는 게 인생이다.

keyword
토요일 연재
이전 20화그 한마디면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