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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린왕자 Jan 11. 2024

붉게 익는 산수유, 떨다

부끄러워 고개 숙인 너


이 추위에

서슬퍼런 추위에

떨면서도 꼿꼿이 자리를 지키고 선

붉은 마음이 간절하여

슬쩍 다가가 온기를 전한다


너는 어찌하여 이리

아래로 고개 떨구고 섰느냐

나는 본디 아래를 향해 바라보고 있었네

너를 바라보기 부끄러워서

너에게 닿기 황송스러워서


눈 맞은 산수유는 황홀하기 그지없었고

젊음을 간직한 산수유는 파릇파릇했는데

여기 앉아 기다린 줄도 모르고

산에서만 찾았구나

이렇게 눈 돌리면 마주할 자리에 있는데


햄버거 한 입 베어 먹다

문득 바라본 붉은 마음

저게 뭘까

성급한 붉은 매화가 폈을까

가로수로 앉아 있는 줄

까마득히 몰랐구나


하루 온종일 숨차다고

아프다고

비명 한 번 지르지 않는

다소곳한 맘에 뺏긴

따뜻한 온기를 전하러

너의 붉은 자태에 다가선다



ㅡㅡ어린 왕자 글


#산수유#붉은마음#길가에서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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