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번뇌를 벗고

대청호에 안긴 작은 교회

by 어린왕자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을 오른다.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삐걱대는 순간도

덜컹거리는 순간도 있지만

교회당에 앉으면

새삼 경건해진다.

때론

기도가 삶이 되는 순간도 있다.

그럴 땐

아무 말없이 조용히 앞만 보고 걷는다

행여 발길에 차이는 나뭇잎이

바스러질까 안타깝고

발걸음이 꼬여 자빠질까 두려워도

네모난 언덕도

둥글게 보면 둥근 삶이고

둥글다 여기는 언덕도

걷다 보면 하염없이 넓다


대청호를 바라보며

한 줌 욕심 없이 살길

그렇게 바라다가도

돌아서면 욕심이 인다

어쩔 수 없는 중생이다

그러나 기도할 때만이라도

진심으로 진심을 담아

한 줌 부끄럼 없기를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 안에서

세상에서 가장 작은 욕심을 건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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