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엄마의 땅이라 부르는 건 아버지 가신 그 땅을 엄마 혼자 삼십 년 넘게 혼자 일구셨기에 그곳이 엄마의 땅이라 하기에 편한 이유다. 아버지 당신은 섭섭하셔도 할 수 없어요. 당신의 그리움이 묻어나는 대문 이야기를 들려 드릴 테니 딸내미 야속하더라도 조금만 견뎌 줘요. 삼십 년을 참고 기다렸는데 잠시 못 기다리실까요. 하늘 한 바퀴 구경하다 오셔요. 그러다 엄마 만나시면 엄마의 땅은 잠시 잊어버리시고 회포 푸시고요.
몆 달 전 친구가 포클레인으로 땅을 파 뒤집었다. 몇 해를 묵혀 놓았더니 풀만 무성하게 자라 영 볼품없는 땅으로 변해가는 게 안타까워도 어찌할 바를 몰라했었다. 우연히 친구가 텃밭을 가꾸고 싶어 했고 이 참에 비어 있어 풀만 자라고 있는 저 땅을 쓰고 싶다 했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도 남았다. 거둬들일 농작물의 수확은 차치하고라도 최소한 풀이 자라지 않게 관리가 되니 그것으로 족했다. 그렇게 텃밭 농사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