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 마음은 갈대 같아요
오늘은 진료를 보다가 처음으로 울컥하고 눈물을 흘리고만 날이었다. 환자분은 사랑하는 이를 세상에서 떠나보내게 된 상황에 대해 내게 털어놓고 있었다. 무척이나 슬픈 내용이기도 했고 누군가를 이렇게 깊이 사랑하고 있는 환자의 모습에서 뭔가 갑자기 울컥했다. 아내의 외도로 무척이나 힘든 상황 때문이었을까, 환자의 진심 어린 깊은 사랑의 감정에 나의 마음이 움직이고 만 것일까. 진료 중에 단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뜬금없이 눈물이 뚝뚝 흘러내리려고 해서 당황스러웠다. 다행히도 환자분은 울고 계셔서 내 모습을 보지 못하였는데, 그 틈에 재빨리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요즘에는 이처럼 내 감정이 이리저리 어떻게 튈지 몰라 적잖이 당황스럽다. 마음이 많이 약해진 것인지, 톡 하면 터지는 이슬방울 같다고도 느끼다가 어느 때는 또 감정이 없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정신과 의사가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그래 정신과 의사도 사람인데 아플 수 있지 하고 스스로를 위로해주기도 한다. 다른 사람이 멀리서 나를 보면 혼자 울고 웃고 위로해 주고 참 이상하게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가만히 오늘 하루 내 기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떠올려보았다.
아침에는 무기력하게.
출근길은 그래도 음악을 들으며 힘차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기운을 내고.
진료 중에는 대체로 진료에 집중을 하느라 내 마음이 어땠는지 잘 모르겠지만, 중간에 환자의 말에 한 번은 눈물을 훔치고.
점심시간에는 멍하니 있다가, 피로감에 커피 한잔을.
퇴근길에는 친구를 만나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은 활기참과 함께 약간의 차분함을.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공허함과 슬픔을.
글을 쓰는 지금은 또 의외로 담담한 기분을.
이렇게 적어보니 생각보다 담담히 보낸 것 같기도 하고, 오르락내리락한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이런 상황에서 진료도 성실히 보고 하루를 무사히 마감한 나에게 오늘은 한마디 해주고 싶다.
“오늘 하루도 참 수고가 많았다. XX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