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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균형

2025/02/12

by Stellar


’Olio‘어플로 마트에서 남는 음식을 가져다가 이웃들에게 나누어주는 푸드히어로 자원봉사를 다시 틈틈이 하고 있다. 저녁에 (보통 마트가 정리를 시작하는 저녁이나 밤시간에 식료품을 가지러 간다.) 그 핑계로 잠시 바람을 쐬러 나가는 것도 좋고 나눔 받으러 오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재밌다. 물론 ‘Just eat it’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본 뒤로 계속 마음에 걸리던 대형마트의 쓰레기통에 가득 찬 멀쩡한 음식이 조금이나마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뿌듯함인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나눔도 실패하고 나에게 남겨진 음식이 쌓이는 것은 좀 문제다. 영화의 커플과 똑같은 상황이다. 왜왜왜, 도대체 왜 소비되지 못하는 생산이 이토록 넘쳐나는 세상에 기본적인 삶을 유지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 것인가. 잃는 것이 두려운 사람들의 욕심과 잔혹함은 무엇으로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 이제 내가 쓰레기통에 넣어야 하는 빵들이 아까워서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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