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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전시 Condo London 2025

2025/02/13

by Stellar


우중충하고 추운 날씨를 핑계로 미루다 전시가 거의 끝나갈 때가 되어서야 아쉬운 마음에 갤러리 투어에 나섰다. 모든 전시를 다 보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중심부에서 먼 대여섯 군데를 제외하고는 다 가보았으니 아쉬움은 없다.



이번 전시에 공간을 내어준 런던의 장소들은 놀라울 정도로 찾기가 어려웠다. 그만큼 웬만한 대안공간까지 다 들어찰 만큼 예술가들을 포화수용하고 있다는 뜻일까. 분명히 맞는 주소로 찾아갔는데 간판조차 없거나 벨을 누르고 낡은 건물의 계단을 몇 층이나 올라야 겨우 만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전시를 보기 위한 진입장벽이 높은데도 전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나면 다른 관람객을 만나는 일이 많아 기꺼이 전시를 위해 찾아올 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는 것 또한 놀랍다.




세계 각국의 갤러리들이 큐레이팅한 이번 전시들이 드러내는 것은 역시나 ‘페미니즘, 인종차별, 환경문제‘가 현재 미술계가 지향하는 어젠다이며 적어도 이 주제들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작품들은 철저히 배제한다는 점이다. 여성, 유색인종, 영어권 외의 국가의 작가들이 많았던 이번 전시를 감상하며 더욱더 양극화되는 세계적 흐름 속의 현시점에 예술은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는지, 할 수 있는지, 해야 하는지 다시금 고찰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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