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 깨서 갑자기 쓴 글

(꿈속에서 오우가를 들었나..?

by Kn

나비야 우지마라, 홑나비 슬어지는 빗물에 쓸려도

도향을 묻혀 떠나는 그 발걸음이 저리도 가벼운데

무엇이 아쉽고 서러워 그리 울고 또 우느냐


버찌 열매 가득 풀어헤친 따스한 햇빛 충돌하고

반사된 잎이 문득 기억의 실잠자리 등에 올라타

가련함 못 이기고, 무너짐 짓이기며 서 있나니


연못 한 가운데 가즈런히 놓인 연꽃

한가로이 나닐다 그 위에 걸터 앉은

우아한 그 움직임 유려해질 때


울창한 풀숲 그곳을 뚫고 타드는 바람

여유로이 노닐다 공기에 걸터 앉은

찬란한 그 태양을 삼켜낼 즈음



버드나무 주렁주렁 반사된 빛 한 술 뜨고

대나무 그 단단함과 부드러움 한 술 떠서

배불리 먹고 마시면 떠오르는


구름 빛 좋다만 검기를 자로하는 귀여움과

맑은 바람의 여유로운 변덕이

그치지 않는 냇물 소리와 조화로이

찬란한 태양에 부딪혀 눈을 비우는 구나


삼켜내고, 부딪히고, 비우는

사시사철 푸른 눈을 가진


나비야 우지마라, 겹나비 슬어지듯 빗물에 쓸려도

도향 묻혀 떠나온 그 발자취가 저리도 무거운데

무어 그리 아쉽고도 서러워 그리 우느냐


눈물이 머금은 비극, 눈물에 들어찬 감동

그 백색에 수놓인 어지러움을 정리하되

그치지 않는 냇물의 조화와

맑은 바람의 여유로운 변덕을


삼켜내고, 부딪히고, 비우는

사계절 빛나는 사유를 가진


차고 흰 영혼의 내 벗이여






새카만 나방을 비울으며, 타성에 젖어 깊게 잠든 소용돌이

그것에 휩쓸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문드러진 속내

그 깊이 넓음 헤아리려 바라보다 잠기는 시야와 숨턱


어둠이 잠겨들어 차고도 남은 고통의 통각

어둠이 감겨들어 차갑고 낡은 상처의 퇴고


시커먼 나방아 울지도 못하면서 울음에 휩쓸리고

삼켜내고, 부딪히고, 비우는 사시사철


울어라 나방아 토해내지도 못하면 설움에 휩쓸리고

울컥 삼켜내고, 덜컥 머뭇거리고,

울컥 비워내고, 덜컥 내려앉는


설움 가득 머금은 순수한 나방아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누구 닮아 그리 곧으며

속은 어이 그리 비어버렸느냐

사시 저리 비우니 그를


작은 것이 낮게 떠서 만물을 다 쏟으니

깊은 밤 어둠이 너만한 것 또 있을까

보고도 말 없으니 내 벗일까 하노라


새카만 나방을 비울으며, 타성에 젖어 깊게 잠든 소용돌이

그것에 휩쓸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문드러진 속내

그 깊이 넓음 헤아리려 바라보다 잠기는 시야와 숨턱


어둠이 삼켜들어 깊고도 깊은 고통의 조각

어둠을 집어삼켜 처연코 넓은 흉터의 잔연


작은 것이 낮게 떠서 만물을 다 쏟으니

깊은 밤 어둠이 너만한 것 또 있을까

보고도 말 없으니 내 벗인가 하노라





흰 빛을 뽐내며 어우러지고

검은 어둠을 뽐내며 기워지는


그 비극적인 아름다움이

처연하지만 처연치 않고


아름답지만 끝맛이 쓴

달콤한 아기자기한 환영


기어가는 이의 위를 날고

날아가는 이의 아래를 기며


서로를 보듬는 창작의 손날림

깨무는 송곳니 굳게 다물고

열려있는 나무를 타고 오르며

깨어있는 꽃잎을 문대고 앉아


즐기는 오우가여


구름빛 조타 하나 검기를 자로 한다

바람소래 맑다하나 그칠적 하노매라

조코도 그칠뉘 업기는 눈물뿐인가 하노라


꽃은 므스닐로 피었다 쉬이 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다 누래지니,

아마도 변치 아닐 것 바위 뿐인가 하노라


더우면 꽃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솔아, 넌 어찌 눈서리를 모르느냐

구천의 뿌리 곧은 줄을 글로 하야 아노라


나무도 아니고,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시기며 속은 어찌 비었는가

허나 저리 사계절 푸르니, 그것을 좋아하노라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취니

밤 중에 광명이 너만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마침내 만난 둘의 흰 빛 검은 빛

처연케 어우러지면


서로를 보듬는 창조의 속삭임

닫혀 있는 입이 열리고

고운 손 한 입 머금코

눈 비우며 떠는 춤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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