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녀석 고새 마이 컸다.
저를 닮아서 새로운 활동에 대해 거부감이 많은 아들은 시 수업 하러 가기 일주일 전부터 징징대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안 가면 안 돼?”
“응, 안돼!”
“왜, 내가 가야 해?”
“음, 엄마가 벌써 동시집 제작비 보냈어.”
“그럼, 다시 환불해.”
“안돼, 환불 기간 끝났어!”
환불 기간 그런 건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아들은 죽상을 하며 동시 쓰기 수업에 갔습니다. 첫 번째 동시 쓰기 수업은 아들과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오전 출장이 있었고, 아는 선생님이 아들을 도서관에 태워주셨어요. 지회 밴드에 올라온 사진과 글을 보고 나서 오늘 아들이 즐겁게 시를 썼구나 짐작만 했지요. 걱정과 달리 사진 속 아들은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진 속 쫀드기 쌤은 시는 무엇인가? 좋은 시는 어떤 것인가? 명강의를 하고 계셨죠. 그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이 아주 컸습니다.
오늘 아들이 쓴 시는 제법 그럴싸해 보였습니다. 뉴스를 통해 층간소음 때문에 이웃끼리 칼부림이 나고 보복을 하고 하는 일이 곧곧에서 벌어지고 있는 요즘, 저는 그 누구보다 우리 집 아이들 단속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거실 입구에 슬리퍼까지 구비되어 있지만 맨발로 쿵쾅쿵쾅 거실을 활보하며 사람 염장을 지르는 아들은 저의 경계 대상 1호입니다.
저녁에 집에 돌아온 아들에게 오늘 수업에 관해 물었습니다.
“친구는 몇 명이나 왔어?”
“6명 정도?”
“오늘 선생님이 뭐라고 하셨어.?”
“나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쓰면 그게 시래.”
“우와~ 아들 멋지다. 아니 선생님이 멋지다.”
시 쓰기 수업을 다녀오고 며칠 후 뜬금없이 딸아이가 동시 수업에 관심을 보입니다. 그러고는 자기가 일단 시를 한번 써올 테니 보고 판단해 주라고 합니다. 수업에 가도 될지 말지요. 고학년 반은 인원이 다 차지 않아서 자리 여유가 있었습니다.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공책을 들고 자기 방을 나옵니다.
“엄마, 한 번 봐줘.”
“난 몰라. 시 수업 다녀온 아들. 네가 한번 봐줘.”
누나 시를 읽던 아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저에게 다가와 속삭입니다. ‘엄마, 누나 시는 쫌 그래.’
쇼미더머니에 나온 참가자처럼 딸아이는 동생으로부터 합격 목걸이를 받지 못했습니다.
" 당신은 나와 함께 동시 쓰기에 갈 수 없습니다. 미안합니다. 시즌 2에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