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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의 꿈은 여자 기안 84

기안 84 못지않게 우리 딸도 좀 그립니다. 제 눈에는요.

by 사차원 그녀

오늘은 몸이 안 좋은 관계로 오후에 조퇴했습니다. 76명의 구독자 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글감을 떠올려보았지만 아무리 해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저희 딸아이의 그림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도슨트처럼요. 미술 전공자가 아니라 전문 용어는 1도 나오지 않으니 유의 바랍니다.


첫 번째 그림은 2023년 3월 작품으로 저의 초상화입니다. 5학년 미술 교과서에 자화상 그리기가 나옵니다. 저는 항상 연구하고 준비하는 교사이기 때문에 아크릴 물감으로 아이들이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요. 그래서 같은 동년배인 제 딸에게 본인의 얼굴을 한번 그려 보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하지만 싫다고 엄마 얼굴을 그리겠다고 해서 저를 그려줬습니다. 저 실물이 이거보다 예쁜데, 좀 못생기게 나왔습니다. 수업 당일 저희 반 아이들은 빵빵 터졌습니다. 딸아이 덕분에 우리 반 아이들도 자기 얼굴을 잘 그려서 집에 가져갔습니다.

내얼굴.jpg

요렇게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보며 재미를 느낀 딸은 시나브로 다이소를 방문해 다양한 크기의 캔버스를 사다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는 자신만의 영감으로 작품을 완성해 냈습니다. 첫 번째 작품은 보색이고요. 두 번째는 무제, 세 번째도 무제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저 3번째 작품이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만, 저 작품이 저렇게 마무리 안 된 채 벌써 3개월이 흘렀습니다. 올해 안에는 완성되겠지요?

아크릴 3종.jpg


다음으로는 2022년 12월부터 2023년 2월까지 그린 작품으로 종이는 달력입니다. 남편 회사에 걸려있던 대형 달력을 집에 들고 왔습니다. 스케치북 사달라기에 뭐 여기 그려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랬더니 딸아이는 여러 장의 인물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러고는 구정을 맞이해서 새해 인사말을 넣은 깜찍한 그림도 2장을 그렸습니다. 윤택 아저씨는 남편이 ‘나는 자연인이다’ 팬이라서 그렸고, 나머지는 모르겠네요. 달력 그림이 지금 좀 너덜너덜한데 딸아이가 유명해질지 모르니 잘 보관해야겠어요.

달력 종이 4종.png


하모수정.png

웹툰과 애니메이션에 빠진 딸아이는 요즘 한창 인물 그리기에 빠져있습니다. 뭐 수준은 모르겠고요. 유튜브 보고 컴퓨터 이미지 보고 따라 그리면서 놀고 있습니다. 가끔은 혼자 사람 옷 입히기 놀이도 합니다.

인물 그리기 1.jpg
인물 인형옷.jpg

최근에는 오일파스텔로 사부작사부작 그림을 그리고 있는 딸입니다. 크레파스보다 부드러워서 부담스럽다는데 뭐 이것저것 만져보며 자신에게 맞는 재료를 찾아보는 거죠? 이상 여자 기안 84를 꿈꾸는 딸아이의 그림 소개를 마칩니다. 방금 저희 반 아이 독감 확진 소식을 전해 들었는데 저 괜찮겠죠?.... 더 이상의 퇴고는 무리예요. 약 먹고 얼른 쉬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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