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지 않게, 나침반을 손에 꼭 쥐고서
상상하는 대로 뭐든지 이루어지는 세상에서는 어떤 사람이 필요할까?
예쁜 상상을 할 수 있는 사람.
질문만 하면 답변이 술술 쏟아지는 세상에서는 어떤 사람이 필요할까?
현명한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
AI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생각난 것들이다.
예쁜 상상이란, 내 상상이 현실화되었을 때도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것을 기뻐하고 즐길 수 있는 상상일 것이다. 현명한 질문이란, 현상이 드러내는 겉모습에 취해서 치우친 견해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일과 사물의 본질을 꿰뚫고 찾아가는 질문일 것이다.
예쁜 상상과 현명한 질문을 하는 일. AI 시대가 현실화된다면, 기존의 일자리를 잃은 인간들이 해야 할 일은 바로 그것일 것이다.
AI는 욕망할 수 없기에, 욕망할 수 있는 인간만이 가장 더러운 상상도 하고 가장 예쁜 상상도 할 수 있다. 진흙에서 연꽃이 피어난다고 하듯이, 가장 더러운 상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가 바로 가장 예쁜 상상을 할 수도 있는 존재가 된다.
그렇기에 인간은 그 길을 찾아가야 하는 것이다. 현명한 질문이라는 나침반을 들고서, 기록된 적이 없는 문명의 저 너머 안개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