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확언이 루틴으로

"MJ 루틴" 아직은 아무도 모르는 방식

by Dining Table Writer


지난 글에서 확언 이야기를 하고 나니 이제 그 확언을 현실로 만들어 줄 루틴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글쓰기에 관심이 많으니, 내가 루틴 하면 2명의 위대한 작가의 루틴이 떠오른다.



-내가 루틴을 말할 때 떠오르는 두 사람



마야 앤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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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 안젤루는 시인이자 인권 운동가로, 흑인 여성의 삶을 자신의 언어로 기록한 작가다. 그녀는 집이 아닌 외부 공간에서 매일 같은 시간 글을 쓰는 엄격한 루틴을 지켰다. 호텔 방이나 임대 사무실에서, 불필요한 물건은 모두 치운 채 오직 성경, 사전, 노트만 두고 매일 같은 시간 책상에 앉았다.



영감에 기대기보다,


글을 쓰기 위해 몸을 그 자리에 데려다 놓는 것—그 반복이 그녀의 루틴이었다.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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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소설을 쓰는 동안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5~6시간 글을 쓰고, 오후에는 달리거나 수영을 한다. 저녁에는 단순한 식사 후 일찍 잠자리에 든다. 그는 이 단조로운 반복을 “정신을 깊은 곳으로 밀어 넣기 위한 의식”이라 말한다. 창작은 재능보다 체력과 리듬의 문제라는 그의 신념이 루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 어떤 습관, 루틴도 없이 하루를 보내던 나는 하루키의 루틴을 읽으며


글쓰기에만 전념할 수 있는 전업작가로서의 그의 성공만 단순하게 부러워했다.



-나는 그들이 성공했기 때문에 그런 루틴을 살 수 있는 줄 알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견디기 지겨울 만큼 단순한 반복 속에


핵심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보지 못한다.


마냥 멋있어 보이는 그의 루틴처럼 나도 살고 싶었다.


그러기만 하면 나도 전업작가로 대성공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내가 하루키 루틴을 보고 그대로 그것을 따라 한다면, 그건 흉내 내기이다.


루틴은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몇 년간 단 한나의 루틴 -아침 책 읽기-을 정착하기 위해 얼마나 고군분투 해왔기에


현재의 나는 루틴은 단순히 모방이나 흉내 내기로 정착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루틴은 모방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나는 나만의 루틴이 전혀 없는 루틴 초보자는 아니다.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확언이 포함된 아주 짧은 글을 쓴 뒤 하루를 시작하고,


운동도 일정한 시간에 간다.


자고 일어나는 시간도 비교적 변화 없이 일정하다.



이 루틴은 아주 쉽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어렵지도 않은 레벨이고,


적어도 난 게으른 사람은 아니다, 이 정도면 다른 아줌마들의 하루보다 괜찮지 않아?라고 생각되어 안주하게 되는 정도의 딱 그 정도의 루틴이다.




물론 이 루틴이 최근 몇 년간 나의 성장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오늘 하루 겨우 3페이지를 읽었다고 해도, 한 달이면 200페이지 가량의 영어책은 끝낼 수 있는 양이다.


그렇게 일 년을 한다고 가정하면 일 년에 영어책 12권을 완독할 수 있다.



그러기에 이 루틴이 없었다면 영어책 읽기나 글쓰기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올해는 책책책을 읽을 거야!!"라거나 "올해는 매일 2시간씩 앉아서 글쓰기에 매진할 거야!!"라는 새해 결심을 여기에 적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새해 결심은 필요가 없는 단계까지는 올라왔으니...


올해는 도약이 필요했다. 더 나아가고 싶다.




왜 더 강한 루틴을 만들어내고 싶은가?



나의 경우 이것만이 유일한 성장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나의 삶을 지겨움의 끝까지 몰아넣어보고 싶다.


"Deliberate Practice"(성장하기 위해 의도된 반복연습)으로 뒤덮인 하루를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다.



지겨움과 힘듦을 최대한 오래~~끝이 없다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보내고 싶다.



루틴은 내 삶에 unsung hero(찬양받아 마땅한데 인정받지 못한 영웅)이다.



그렇다고 모든 현실을 무시하고, 그래!! 나도 내일부터 하루키처럼 살 거야!!라고 하면 안 된다.











나는 하루키가 아니다. 나는 MJ이다.


루틴은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20분 집중, 10분의 딴짓



최근 찾아낸 나의 새 루틴은 의외로 단순하나 매우 효과적이다.



집중의 시간을 최대한 짧게 가져가는 것,


그리고 한 번의 수행 시간을 2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다.


20분 동안 집중했다면,


그다음에는 반드시 10분간 딴짓을 한다.


더 집중할 수 있는 상태라 해도 예외는 없다.


20분 알람이 울리면 멈추고,


의도적으로 10분간 집중을 풀어준다.


이것이 나의 루틴이다.



이 방법은 현재 Dining Table Writer로서 글쓰기와 가사노동을 병행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내가 집안일하느라 글을 못 써, 책을 못 읽어라는 못난 마음을 품지 않게 해주는 최적의 방법이다.



가사 노동은 저강도 집중력으로 수행 가능하나, 대신 지속적 전환을 장시간 요구한다.


예전 엄마가 항상 하시던 넋두리..."뭔 집안일은 끝이 없냐?....."라고 하시던 게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해야 할 것들이 끊임없이 보인다. 나의 성장을 위한 작업을 할라치면.. 또 다른 일이 눈에 보인다.....


"깔끔하게 집안일을 싸악 해치우고, 글쓰기를 한다."라는 건 실현할 수 없는 목표이다.



결국 내게 유일한 방법은,


노동의 전환 사이사이 나의 future self를 위한 의도적 연습을 집어넣는 것이다.



여기서 잊지 말이야 할 것은 의도되어진 연습이 중심이 되는 시간이란 것이다.




20분 내가 원하는 의도된 연습 - 글쓰기를 하고, 10분간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 빨래를 갠다거나,


저녁에 먹을 야채를 씻는다거나, 아이 관련 학교 이메일을 확인하면 된다.


그럼 완료가 되지 못했는데 10분이 지나면 어떻게 하느냐고 누가 물어본다면,


나는 바로 "멈춘다"라고 대답한다.


20분 글쓰기도 멈추듯 10분의 딴짓도 그대로 멈춘다.


반대로 20분의 집중시간에 핸드폰도 세탁기도 그 무엇도 하지 않는다.


(오븐과 스토브는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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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내버려두고 20분 읽거나 쓴다. 20분 뒤에 개면 되니깐.....








그럼 이 루틴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수행하는가?


물론 그렇지 못한다..


아직 타이머가 울리려면 4분이 남았는데,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터치하는 일이 다반사다


나만의 원칙을 정하고 완전히 지켜질 때까지 그냥 계속하는 것일 뿐이다.



또한 이렇게 하루 종일 보내진 않는다.


루틴이 흐트러지는 시간대가 분명히 존재한다. 나의 경우엔 그 시간은 오후 3-4시 사이이다.


그 시간대엔 무조건 30분 잔다. 그러고 나면 나머지 시간 다시 20/10루틴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다.



이렇게 하면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시간이 되기 전


책도 읽었고, 제일 중요한 글쓰기도 했고, 청소, 빨래도 했고, 운동도 한 상태가 된다.


오늘 하루 종종거렸는데, 한 게 없는 거 같은.... 몸은 힘든데, 뭘 했는지 몰라 우울해지는 느낌으로부터 해방된다.


이 해방의 느낌이 너무나 중요하다.


그래야 내일 또 이 과정을 반복할 에너지가 생기니깐...



완벽하다는 뜻이 아니다. 완료되었다는 의미이다.








5년 뒤, 사람들은 MJ 루틴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쓰게 될 것이다.
이건 계획이 아니라, 지금 내가 나에게 하는 확언이다.








루틴은 내가 이상으로 그리는 하루를 완성해 주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요만 큼을 오래 지속할 수 있게 만드는 환경이다.


나는 안다.


도파민에 흔들릴 날도,


견디기 힘든 지겨움과 사투를 벌일 날도 올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이번에는 다시 시작하지 않아도 되니까.


나는 돌아올 루틴을 이미 만들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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