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소금으로 이를 닦았다. 그것도 3일에 한 번!
선생님은 손을 닦아주고, 동동그리무를 발라주셨다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14. 2023
그
시절
치약도
칫솔도
없어
이는 3일에 한 번 정도
닦았다.
그것도
모래나 왕소금으로!
ㅡ
어린 시절은
참
곤궁했다.
그때
겨울은 아직 매서운 추위를 담고 있었고,
온기라고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시절이었다.
따뜻한 물이 귀해
세수는 개울가의 꽁꽁 언 얼음을
도끼로 깨서 세수를 했다.
그 찬물은 피부를 찌르는 듯한 차가움에,
우리는 몸을 움츠리며 세수했다.
이는 3일에 한 번 정도 닦았다.
치약도
칫솔도 없다.
개울가에서 모래로 닦거나
그나마
형편이 닿는 아이는
왕소금으로 닦았다.
늘
찬물로 닦으니 우리의 손은 갈라져
피가 날 때가 많다.
그 시기에 우리에게 희망의 빛을 선사한 것은
담임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의 사랑의 손길과
그 가르침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선생님은 우리를 사택으로 데려가
따뜻한 물에 손을 불려,
때를 닦아주시고,
선생님의 귀하디 귀한 '동동그리무'를 듬뿍 발라주셨다.
그 손길은 우리의 피부를 다독이고,
마음을 달래 주었다.
그 선생님이 그립다.
지금도
그 따뜻한 손길을 느낄 수 있을까?
혹시
그 선생님은 지금도 살아계시려나?
그렇다면
90대 말이 되셨을 테지.
선생님의 따뜻한 미소와
그 손길은 지금도 내 마음속에서
가장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옛날,
그 찬 겨울,
우리의 삶은 얼음 개울처럼 차가웠지만,
그 속에서도
선생님의 따뜻한 손길은
우리에게 생명의 희망을 주었다.
그 시절을 회상하며,
우리는 그 따뜻함을 영원히 기억하리라.
그 손길은 얼음 개울가의 추억 속에서
희망의 불씨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