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Nov 13. 2023
인간들이
삼삼오오 모여
한동안
어항을
들여다보며
수군댄다.
"어항 속
물고기는 얼마나 답답할까?
저렇게
좁은 공간에
갇혀 살고 있으니"
허나
정작
물고기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그들은
적당한 수온과
부족함 없이 제공되는 먹이로
조금도
불만이 없다.
그들은
바다를 모른다.
어항 속은
그들에겐
가장 안락한 집이다.
물고기는
오히려
인간들을 염려한다.
'덩치 큰
인간들이
저편에
갇혀 있다고!'
ㅡ
우리는
종종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세계관은
우리 자신과
우리가 경험하는 것들에
국한되어 있다.
어쩌면
우리 역시
누군가의 어항 속 물고기일지도
모른다.
물고기가
인간을 바라보며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저들은 정말 불쌍해.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자유를 모르고
살아간다니."
물론,
우리는 우리의 삶에
만족하며,
우리가
자유롭다고 느낀다.
허나
그 물고기의 시선에서
우리는
단지 어항 속의
또 다른
생물일 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자신의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가 느끼는
자유와
만족은 진정한 자유와
만족일까?
아니면
우리만의 작은 어항 속에서 느끼는
편안함일까?
물고기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우리는 인간이라는 종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어항 속의
물고기들처럼,
더 큰 세상에 대해
모르고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다.
이렇게
우리는 물고기의 눈으로
인간 세계를
바라보며,
우리 자신과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우리는 정말로
자유로운 존재일까,
아니면
단지
더 큰 어항 속의 작은 생물에
불과한 것일까?
이러한 사색은
우리가 스스로를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계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우리가 진정으로
자유롭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지,
아니면
그저
우리의 작은 어항 속에서
안락함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ㅡ
이상은
'날개'에서 말한다
어항 속 물고기를
한동안
바라본 후,
"너희들
참
잘 들도 생겼다"
이는
물고기에 대한
찬사가
아닌
자괴감이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