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손과 아줌씨의 부끄러운 손
물건을 고르지 않는다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Nov 18. 2023
생전에
우리의
할머니는 이러셨다.
야채 가게에
들러 물건을 살 때
만지작거리지
않는다.
처음
손에 잡히는
것을
산다.
좀처럼
고르는
법이 없다.
"미리
좋은 것을 고르고
나면
나머지는
누가 사느냐"는 것이다.
이것이
할머니의 마음이다.
ㅡ
하이힐에
매니큐어 칠한
아줌씨,
좋은 상품만을
고르고자
이것저것
만지작거린다.
순서 없는
할머니의
손길에
아줌씨의
손이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