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Dec 16. 2023

자연이 사람을 구경한다.

설악산 단풍

 






한 달  전

속초에 있는 지인을

찾았다.


일정을 마치고

설악산을

등반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단풍을 완상玩賞하려는

사람들,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사람이 자연을 구경하는 것인지

자연이 사람을 구경하는 것인지











늦가을이 찾아온

설악산은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산의

굽이굽이마다 불타는 듯한

빨강과

금빛의 단풍이 펼쳐져 있으며,


그 아름다움은

마치

자연의 장엄한 축제를

연상시킨다.


이 환상적인 광경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멀리서부터 모여들었다.


그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며,

각양각색의 감정을 안고

이곳에

도착했다.

산길을 따라 걷는

여행객들 사이로 가을바람이

스며들며

나뭇잎 사이를 부드럽게

쓸고 간다.


그 바람은

마치

자연이 이들에게 속삭이는

듯하다.


사람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순간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으려 안간힘을 쓴다.


카메라에 담긴 이미지는

실제의 경이로움에 비하면

한없이 부족하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눈으로만 볼 수 있고,


마음으로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자연을 바라보는 동안,

자연도

마치 사람들을 구경하는 듯하다.


나뭇잎 사이로 비추는 햇살,

바람에 흔들리는 가지들,


그리고

산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모두

여행객들에게 반응하는 것만 같다.


이 순간,

자연과 인간은

서로를 바라보며,

고요하고 평화로운 대화를

나눈다.

여행객들은

설악산의 단풍을 보며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본다.


이곳에 오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일들,

삶의 고단함,

일상의 번잡함이 잠시 잊힌다.


자연의 아름다움 앞에서

사람들은

잠시나마 자신의 본질과

마주하게 된다.


이 순간,

그들은 자연의 일부가 되고,

자연은

그들의 일부가 된다.

이렇게

설악산의 늦가을은

사람과 자연이 서로를 구경하며,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시간이 된다.


이 아름다운 교감은

그들 각자의 삶 속에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언젠가

다시 찾아올 그 순간을 기다리게

만든다.


설악산의 단풍은

그저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하나 되는 시적인

순간이다.

작가의 이전글 아픈, 그리고 슬픈 자연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