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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Dec 22. 2023

황진이는 '동짓달 기나긴 밤'을 어떻게 보냈을까

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 한 허리를 베어내여

춘풍 이불아래 서리서리 넣어두었다가

사랑하는 임이 오는 밤에 굽이굽이 펴리라.


동짓달이면

누구나 떠올리는 황진이의

시조이다.











동지,

한 해 중

밤이

가장 길어지는 시점.


이는

단지 천문학적인 사실을

넘어,


조선시대의 유명한 기생

황진이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황진이는

동짓달 긴 밤을

혼자 지새우는 것을

힘들어했다.


그녀의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과 사랑의

갈망,


그리고

창조적인 상상력의 결합을

보여준다.

황진이는

밤이라는 존재를

단순히 시간의 구분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녀에게

밤은 감정의 표현,

사랑의 그리움을 담는 그릇이었다.


그녀는

긴 밤을 가위로 싹둑 잘라

춘풍 이불속에 간직하는 상상을

했다.


이는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그녀의 내면세계와

감정의 깊이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행위였다.


황진이가 밤을 자르고

이어 붙이겠다는 이야기는,

그녀가

사랑에 대해 갖고 있는

깊은 갈망과

기다림을 드러낸다.

이러한 상상은

조선시대라는 시대적 배경과

어우러져

더욱

풍부한 의미를 지닌다.


조선시대의 여성들은

사회적으로 많은 제약을

받았다.


황진이는

그녀만의 방식으로 자유를

표현했고,

사랑과 욕망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녀의 이야기는

시간과 사회적 제약을

뛰어넘는,

인간의 감정과 욕구에 대한

보편적인 진실을 담고 있다.

동지의 밤을

이불속에 저장한다는

황진이의 상상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재회할 그날을

기다리며,


그녀는

현재의 외로움과

슬픔을 잠시 접어두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었다.


이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강인한

정신을

반영하는 것이다.

황진이의 이야기는

시간과 사랑,

희망에 대한 시적인

탐구이다.


그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밤을 자르고 이어 붙이며,

인생의 어두운

시기를

극복하려 했다.


이는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 속에서도

빛을 찾으려는 끊임없는

추구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황진이의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며,

사랑과 시간,


그리고

인생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몇 년 전

한국 시조 작가들에게

물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시조 한 수를 고른다면?


압도적으로

황진이의

'동짓달 기나긴 밤'이

꼽혔다.


"임을 향한

애절한 마음을


불가능한 상황  설정을 통해

참신하게 표현했다"라는

중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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