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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죽이는 사람, 그가 혹시 나인가!

빛과 그림자




두루마리 화장지를 뽑아가며,

어느새

마지막 장이 다가오는 것처럼!


시간 역시

우리 인생의 한 단면을 조금씩 풀어내며

그 속도를 더 빨라지게 한다.


이 시간의 질주 속에서

삶의 가치를 되새기며,

우리는

각기 다른 태도로 시간과 맞서 싸운다.


이들의 삶은

강물처럼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짙은 물감으로 그려진 아름다운 수채화와도 같다.


여기에는

빛과 그림자,

즐거움과 슬픔이 어우러져 있지만,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것을 아쉬워하는 이들의 눈빛에는

끝없는 사랑과 감사가 담겨 있다.

그러나

시간이 천천히 기어가는 것만 같은,

갈증을 느끼는 삶도 있다.


구석진 감옥의 철창 너머로 보이는 희미한 햇살,

군대의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바라는 자유,

이들에게 시간은

무거운 쇠사슬과도 같다.


그들의 눈에 비친 시간은

먼지가 쌓인 빈 방처럼 쓸쓸하고 허무하다.

그들은 시계의 초침이 언제 끝날 지를 바라며,

일과를 세는 것처럼 하루하루를 센다.

이런 구속된 공간에서도

시간은 보물이 될 수 있다.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여행하고,

편지를 써서 외롭지 않음을 느끼며,

몸을 단련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들이

만일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게 된다면,

그 구속된 공간은 결코 감옥이 아니라,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다.

결국,

시간은 두루마리 화장지와 같은 존재일지라도,

그것을 어떻게 펼쳐나가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천차만별이다.


시간의 빠르기에 비춰보면,

우리는

과연

어떤 색깔의 삶을 그리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시간이 빨라질수록

더욱 깊이 있고

풍요로운 색으로 우리의 삶을 채워나가는가,


아니면

시간을 기다리며 무뎌진 색으로 남아있는가.


이 선택은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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