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고무신에 구멍 뚫린 양말로
봄을 기다리는 이유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an 14. 2024
남산골샌님
딸깍발이
일석 이희승 선생은
혹한 속
일갈한다.
"요놈의 추위
내년 봄에 두고 보자."
ㅡ
혹한 속,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차갑고 긴 겨울밤을 보내는 이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소외된 계층,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이들에게
봄은 단순한 계절의 변화를 넘어,
새로운 희망과
기회의 상징이다.
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얼굴을 때리고,
눈보라가 창을 두드릴 때,
우리는
따뜻한 집 안의 편안함에
감사한다.
이 같은 편안함이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들에게
겨울은 추위와의 사투,
삶의 불확실성과 맞서 싸우는
계절이다.
그들의 눈에 비친 겨울은
혹독하고
가혹한 시간의 연속이다.
인간의 따뜻한 마음은
이 추운 계절을
이겨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작은 관심과
사랑의 손길 하나가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
어두운 밤을 밝힐 수 있다.
우리가 보내는 따뜻한 온기는
소외된 이들에게
큰 힘이 되며,
그들이 봄을 기다리는 동안
조금이나마
위로와 힘을 준다.
봄은
결국 찾아온다.
눈이 녹고,
꽃이 피며,
세상은
다시 생기를 되찾는다.
그 봄이
오기까지,
서로에게 따뜻한 온기를
나누며,
소외된 이들에게
조금 더
따뜻한 봄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작은 관심과
사랑을 베푼다.
봄이 오면,
우리 모두는
그 따뜻함을 더욱 소중히 여길 것이다.
우리는
추운 겨울을
함께 이겨냈고,
서로에게 따뜻한 온기를
나눴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 모두는
봄의 따스함을
마음 깊이 느끼며 살아간다.
ㅡ
70 중반쯤 돼 보이는
노인이다.
얼마 전
영하
12도의
추운 날씨에
구멍 뚫린 양말에
검정고무신,
외투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얇은 봄가을 용
홑 잠바이다.
그렇게
폐휴지 등을 가득 싣고
버겁게
리어카를 끌고 간다.
너무나
춥기에
노인의 수레를
밀어주기는커녕
모두
움추린 채
양손은
이미
주머니에 깊숙이
묶인 지
오래다.
그
누구 하나
그곳에
눈길조차
주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