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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가 봄을 알린다

까치집







호수공원의 끝자락에 위치한

메타쉐콰이어 아래,

황톳길을 따라 걷다 보면,

봄의 전령사들인

까치들의 바쁜 움직임을 볼 수 있다.


나뭇가지가 너부러진 채로

바닥에

흩어져 있는 모습은,


마치

건축 현장의 폐기물 같다.


이것은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까치들의 삶과

희망을 담은 건축 자재이다.

까치들은

봄을 맞이하여

새로운 살림집을 짓기 위해

분주하다.


그들은

나뭇가지를 물고 날아와,

자신들만의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애쓴다.


때때로,

그들이 고심하여 선택한 나뭇가지는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는

자연의 일부이자,

끊임없는

시도와 실패의 연속이다.

이 미물들도

자신의 집을 건축하는 데

여념이 없다.


이를 보며

인간 사회를 돌아보게 된다.


우리 인간들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자원을 자신의 보금자리를 구축하는 데 쏟아붓는가?


단칸방 하나를 갖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여유롭게

다양한 선택지를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

소외받은 계층들에게는

집이라는 개념조차

사치일 수 있다.


그들에게는

단칸 셋방조차

구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때때로

우리 사회에서 잊히거나

외면받는다.


그들의 삶도

우리 사회의 중요한 한 부분이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까치들의 보금자리 건축을 통해

깨닫게 된다.

자연 속의 작은 생명체들과

인간 사회 사이에는

많은 유사점이 존재한다.


모든 생명체는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만들고자 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본능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호수공원의 까치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때로는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끊임없이

시도하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몇 년째

교각 밑에

판자를 엮어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이를

초등학생이


곱은 손으로

초코파이 두 개와

생수 한 병을

천막 앞에

조심스레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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