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객들은 모두 거짓말쟁이다?

5분만 더 가면 됩니다





"조금 만 더 올라가시면

됩니다.


바로

위가
정상입니다.


모퉁이 돌아

약 5분 정도만

가시면 됩니다."


그렇게

모퉁이를 돌아

10 분이 지나도 정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묻는다.


역시

같은 답이다.

결국

우문에 현답이다.

그들은

분명
거짓을 말했다.


묻는 등산객에게 있어

답변하는 등산객은
모두 거짓말쟁이다.


이는
분명
하얀 거짓말이다.


사실
그들은 그 거짓말 덕에 올라간 것이 아닌가!
험준한 고개를 몇 개 더 넘어야 하고
한 시간을 넘게 가야 한다고
사실대로 말했다면
아마도
포기했을 것이다.


허나
묻지 않는 등산객이 있다.


김 씨는

등산 전에 항상

정상을 한동안 살핀다.
그런 후에

웬만해서는 머리를 들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한발한발에만 집중할 뿐이다.
아무리 뒷사람들이 앞서가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늘 미소를

머금은 채로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한다.


심지어는

자신이 평소 관심 갖고

배우고 있는
시조창을 읊조릴 뿐이다.
누가 봐도
평정심을 유지한 산사람이다.

가끔

휴식을 취할 때
비로소
주변의 경관을 감상한다.


그는 또 그렇게 걷는다.
중간중간에 힘 자랑하며
앞서갔던 사람들이

여기저기 배낭을 등진 채

널브러져 있다.


어느덧
정상에 닿는다.


정상 오른 대부분 사람들은 지쳐 쓰러진다.
김 씨는

그곳에서도
평온한 모습을 유지한 채
올라온 길을 유심히 살핀다.


하산 길도
그러하리라

김 씨에게
올라오는 사람들이

거리를
묻는다면
어떻게 답할까?

"당신 발에만 충실하세요!"



* 내 친구 달삼이는 말한다.

거리와

시간을

제대로

알려주면,

힘을 안배할 수 있을 텐데


이도

일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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