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객들은 모두 거짓말쟁이다?
5분만 더 가면 됩니다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19. 2023
"조금 만 더 올라가시면
됩니다.
바로
저
위가
정상입니다.
모퉁이 돌아
약 5분 정도만
가시면 됩니다."
그렇게
모퉁이를 돌아
10 분이 지나도 정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또
묻는다.
역시
같은 답이다.
결국
우문에 현답이다.
그들은
분명
거짓을 말했다.
묻는 등산객에게 있어
답변하는 등산객은
모두 거짓말쟁이다.
이는
분명
하얀 거짓말이다.
사실
그들은 그 거짓말 덕에 올라간 것이 아닌가!
험준한 고개를 몇 개 더 넘어야 하고
한 시간을 넘게 가야 한다고
사실대로 말했다면
아마도
포기했을 것이다.
허나
묻지 않는 등산객이 있다.
김 씨는
등산 전에 항상
정상을 한동안 살핀다.
그런 후에
웬만해서는 머리를 들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한발한발에만 집중할 뿐이다.
아무리 뒷사람들이 앞서가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늘 미소를
머금은 채로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한다.
심지어는
자신이 평소 관심 갖고
배우고 있는
시조창을 읊조릴 뿐이다.
누가 봐도
평정심을 유지한 산사람이다.
가끔
휴식을 취할 때
비로소
주변의 경관을 감상한다.
그는 또 그렇게 걷는다.
중간중간에 힘 자랑하며
앞서갔던 사람들이
여기저기 배낭을 등진 채
널브러져 있다.
어느덧
정상에 닿는다.
정상 오른 대부분 사람들은 지쳐 쓰러진다.
김 씨는
그곳에서도
평온한 모습을 유지한 채
올라온 길을 유심히 살핀다.
하산 길도
그러하리라
김 씨에게
올라오는 사람들이
거리를
묻는다면
어떻게 답할까?
"당신 발에만 충실하세요!"
* 내 친구 달삼이는 말한다.
거리와
시간을
제대로
알려주면,
힘을 안배할 수 있을 텐데
이도
일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