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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Mar 24. 2024

꿈길 ㅡ 영영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

주광일 시인의 꿈길







            꿈길

          






                                    주광일







어젯밤 꿈을 꿨어요. 아주 단순한 꿈이었어요. 황금빛 하늘 아래 봄향기 가득한 꿈길을 한없이 걷는 꿈이었어요.


꿈길 위에서도 나는 혼자였어요. 끝을 알 수 없는,  도대체 어디로 향한 길인지를 짐작도 못할 길이었어요. 그 길 위에서 나는 혼자였어도 외롭지 않았어요. 아무도 보고 싶지 않았어요. 불안하지도 않았고 아주 편안했어요. 신기한 일이었어요. 끈질기게 길었던 겨울을 떠나보낼 때처럼 내 가슴은 뜨겁게 달아올랐어요. 내 마음은 후련했고 훈훈할 뿐이었어요.


나는 정처 없어도 끝도 없이 마냥 꿈길을 걷고 싶었을 뿐, 꿈속의 길을 떠나고 싶지 않았어요.

영영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이었어요.


 










주광일 작가의 이번 글은 모험적 시도였다.

그것은 바로' 꿈길'이라는 산문시로의 도전이다.


산문시는 자칫 무미한 나열에 그칠 수 있다.

허나

작가는 시종 긴장을 놓치지 않는다.

매우 성공적이다.


자가는 꿈의 세계를 통해 깊은 내면의 감정과 사유의 공간을 섬세하게 탐색하는 여정을 그려낸다.


 황금빛 하늘과 봄향기가 가득한 '꿈길'은 현실 세계의 번잡함과 무게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평화와 자유를 찾아가는 과정을 상징한다.


이 길은 끝을 알 수 없고, 어디로 향하는지도 짐작할 수 없는 무한한 경로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흔히 불안과 공포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나,

작가는 여기서 외로움이나 불안감 대신 평온함과 자유로움을 느낀다.


이 꿈길에서의 독백은 자아 탐색의 여정을 의미한다.

작가는 혼자 걷는다고 느끼지만, 그 고독함은 오히려 자유와 독립의 상태를 나타낸다.


여기서

'아무도 보고 싶지 않다'는 표현은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한 선택적 고립을 의미한다.


이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신을 완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얻을 수 있는 진정한 평화의 상태를 나타낸다.


작가는 겨울을 떠나보내는 것과 같이 가슴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을 언급한다.


이는 재생과 새로운 시작의 상징으로, 어려움과 고난을 극복하고 전진하는 삶의 순환을 상징한다.


꿈길에서의 경험은 단순히 현실을 벗어나는 도피가 아니라, 자신과의 대면을 통해 새로운 통찰을 얻고, 이를 통해 내면의 성장을 경험하는 과정이다.


작가는 이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이는 꿈길이 제공하는 평화와 자유,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조화로운 상태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나타낸다.

꿈의 세계는 종종 우리가 현실에서 느끼는 제약과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장소로 여겨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작가의 꿈길은 무한한 가능성과 자기 자신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상징한다.


총체적으로 볼 때,

이 글은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여정을 아름답게 그려낸다. 꿈속의 길은 단순히 탈출의 경로가 아니라, 자아를 발견하고 내면의 평화를 찾아가는 과정을 상징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외로움과 고립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오히려, 이는 자신과의 깊은 대화를 가능하게 하며, 이를 통해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찾아가는 데 필수적인 단계가 된다.

작가는 이러한 깊은 내면의 여정을 통해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것은 바로 진정한 의미와 만족은 외부의 세계가 아닌, 우리 자신의 내면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작가의 꿈길은 현실과 이상, 내면의 세계와 외면의 세계가 어우러지는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작가는 자신의 속도로, 자신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자신만의 길을 찾아간다.


이 꿈의 묘사는 또한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깊고 복잡한 감정의 세계를 탐구한다.

작가는 꿈길을 걸으면서 겪는 감정의 변화를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감정적 상태들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여기서 깨달음은, 감정은 단순한 반응이 아니라 우리 존재의 근본적인 부분임을 이해하는 데 있다.

이 꿈길에서의 여정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내면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작가가 표현한 꿈의 세계는 단순히 이상적인 탈출처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깊이 대화하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탐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러한 꿈길에서의 여정은 우리에게 내면의 평화와 자유를 찾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그리고 이것은 꿈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우리 각자가 추구할 수 있는 목표이다.


작가는 이 글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깊은 영감을 주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할 것을 격려한다.


이 꿈길은 끝이 없는 여정일지라도, 그 과정 자체에서 우리는 자신을 발검하고, 자유를 경험하며,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작가의 꿈길은 우리 모두에게 내면의 깊이를 탐구하고, 삶의 복잡성 속에서도 진정한 평온과 기쁨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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