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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Mar 25. 2024

할배ㆍ할멈의 온몸 녹이는 모닥불

모닥불

       




                 모닥불

             

                  


                                 

제법 붐볐던 시골 5일장

허무하게 끝난 겨울날 저녁

어둠에 잠기는 시장바닥에

모닥불 활활 피어오르네


힘들고 고달팠던 장날 하루

끝내 빈손으로 귀가해야 할

할배 할멈들 꽁꽁 언

손 내밀어 모닥불을 쬐네


집에 기다리는 사람 없는

할배 할멈들 입동 추위 속

소득 없던 오늘 하루를

따스한 가슴으로 마감하네


 











이 시는

'모닥불'은 시골의 5일장이 끝나는 허무한 겨울 저녁을 배경으로,

고단한 하루를 보낸 노인들이 모닥불을 둘러싸며

몸과 마음을 녹이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 시는

단순한 일상의 한 장면을 넘어서서, 인간의 삶과 공동체,

자연과의 교감,

그리고

존재의 따뜻함을 탐색하는 깊이 있는 문학 작품이다.


시의 첫 부분은

시골 5일장의 분주함과

파장 罷場에 이르러

허무하게 조용해지는 저녁 시간을 묘사한다.


이 장면은

인간 활동의 무상함과

자연의 불변성 사이의 대비를 통해

시적 긴장을 조성한다.


모닥불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생명력과 온기를 상징하며,

어둠 속에서 피어오르는 빛과 같은 존재로 묘사된다.


이어지는 부분에서

시인은

 할배와 할멈들이 모닥불 앞에 모여 따스함을 나누는 모습을 통해

인간성의 근원적인 온기를 탐색한다.


 이들의 손이

모닥불을 향해 뻗어 나가는 동작은 단순한 물리적인 행위를 넘어,

인생의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따뜻함과 공감을 찾아가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특히,

"집에 기다리는 사람 없는 할배 할멈들"이라는 구절은

이 시가

단지 추위를 피해 몸을 녹이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고립되고

소외된 노인들의 삶의 현실을 반영하며, 그들이

서로의 존재와 모닥불의 온기를 통해 정서적인 위안과

소속감을 느끼는 순간을 포착한다.


이러한 상호 작용은

시적 공간에서

인간관계의 따뜻함과 삶의 근본적인 가치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모닥불'은

또한

인간과 자연의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상기시키는 작품이다.


모닥불이 제공하는 온기는

자연의 선물이며,

인간은 이 자연의 선물을 통해

삶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서로를 지탱한다.


 이를 통해

시인은 자연과 인간,

그리고

인간 상호 간의 연결고리를 강조하며, 우리가 서로를 돌보고

지지하는 것이

어떻게 삶을 더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모닥불'은 생명의 따뜻함과

인간 존재의 연약함,

그리고

우리가 서로와 자연에 대해 가지는 책임감을 동시에

탐색하는 작품이다.


이 시에서 모닥불은

단순히 물리적인 온도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넘어서,

인간의 영혼을 따뜻하게 하고

삶의 깊은 고독과 고난 속에서도

희망과 위안을 제공하는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 잡는다.


모닥불 주변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은 공동체 의식과

인간 상호 간의 연대감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개인의 아픔을 넘어서는 보편적인 인류애를 표현한다.


시인은

이러한 장면을 통해,

우리 각자가 삶의 추위 속에서도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점점

더 분열되고

소외되어 가는 인간관계에 대한

우려와 반성을 담고 있으며,

함께 모여 온기를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며 공감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모닥불'은

이렇게 인간과 자연,

공동체와 개인이 어우러지는 조화로운 삶의 모습을 그리워하며,

이러한 조화가

우리의 존재를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든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또한,

이 시는

시골 5일장이라는 특정한 배경을 통해 한국의 전통적인 삶과 문화를 연상시키면서도,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인간 군상의

따뜻한 정과 삶의 진실을 통해

보편적인 인간의 조건을 탐구한다.


이는

국적과 시대를 넘어서

많은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간 본연의 감정과 경험을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닥불'은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서로에게 따뜻함을 주고받으며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인간의 여정을 섬세하고도

깊이 있게 표현한 작품이다.


이 시는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서로를 돌보며 함께 따뜻한 불빛을 나누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와 같이

'모닥불'은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서,

인간 삶의 근본적인 따뜻함과 연대, 그리고

희망의 상징으로서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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